사회 사회일반

경찰, 형사사법체계 전환 앞두고 비상대응체제…"사건 핑퐁 막는다"

김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전국 수사 지휘관 회의…경찰서장이 중요·검사 요구사건 매일 점검
범죄피해자 보호 '수사 제1원칙'…사건 조작·은폐 등 중대 비위 배제징계

모두 발언하는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 연합뉴스
모두 발언하는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는 새로운 형사사법체계 시행을 하루 앞두고 경찰이 비상대응체제로 전환한다. 제도 시행 초기 현장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찰서장이 중요 사건과 검사 요구사건 처리 상황을 매일 확인하고, 이른바 '사건 핑퐁'으로 피해자 권리 구제가 늦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다중 점검체계도 가동한다.

경찰청은 1일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국가수사본부장, 시도경찰청 수사차장·수사부장, 총경급 과장, 경찰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 경찰 수사 지휘관 회의'를 열었다. 형사사법체계 변화를 하루 앞두고 국민 인권과 피해자 보호를 중심으로 새 체계를 안착시키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전국 경찰서장급 이상 지휘관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25개월 만이다.

김 대행은 모두발언에서 "내일 우리 형사사법체계는 78년 만의 대전환을 맞는다"며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고, 경찰에게는 국민의 권익을 더욱 든든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막중한 소임이 더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이 2021년 국가수사본부 출범 이후 수사 역량과 전문성을 보강해 왔으며, 최근에는 현장 수사 인력 4000여명을 충원했다고 짚었다.

경찰은 이날부터 새 형사사법체계가 현장에 안착할 때까지 비상대응체제를 운영한다. 일선 경찰서부터 시도청과 경찰청 본청까지 사건 처리 전반에 대한 점검을 강화한다. 특히 경찰서장이 중요 사건과 검사 요구사건의 처리 현황을 매일 확인하고 시도청과 국가수사본부도 이를 거듭 살핀다.

김 대행은 "단 한 명의 억울한 피해자도, 작은 빈틈조차 생기지 않도록 일선 경찰서부터 시도청과 본청까지 사건처리 전반을 중첩적으로 점검하고 문제는 즉시 바로잡겠다"며 "경찰관서에 따라, 담당 수사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수사의 무게중심도 피해자 보호에 한층 더 두기로 했다. 경찰은 실체적 진실 발견과 함께 '범죄피해자 보호'를 수사의 제1원칙으로 정하고, 피해 접수부터 조사와 사후 조치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피해자 권리 보호 절차를 강화한다. 사건 진행·종결 내용에 대한 통지를 내실화하고 당사자가 진행 상황을 직접 확인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온라인 통지도 확대할 방침이다.

김 대행은 "경찰이 되묻는 질문은 '피해자의 안전'이 될 것이며, 경찰의 시선은 언제나 피해자를 향해 있을 것"이라며 "스토킹·교제폭력·아동학대처럼 반복되는 위험 신호가 비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한발 앞서 보호하고, 철저한 수사는 물론 일상을 회복할 때까지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더욱 세심하게 보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수사 공정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내부 통제도 강화한다. 사건 조작·은폐나 뇌물수수 등 사건 본질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 비위는 엄정하게 수사하고 파면·해임 등 배제 징계를 원칙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김 대행은 "부패·비리, 사건 조작·은폐, 제 식구 감싸기와 같은 중대 비위행위는 배제 징계를 원칙으로 더욱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가수사본부장이 변화된 형사사법체계에서 수사 지휘관의 역할과 책임을 주제로 강연했다. 인권감사관은 수사 비리 대응과 인권보호 강화 방안을, 생활안전교통국장은 사회적 약자·범죄피해자 보호 대책을 각각 공유했다. 형사국과 경찰개혁단도 실종수사 체계 개선 및 경찰개혁 추진 방안을 설명했다.
경찰은 현장 토론에서 제기된 인력·예산·시설 관련 애로사항도 검토해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김 대행은 "새로운 형사사법체계 안착의 성패는 현장에 달려 있다"며 "소위 '사건 핑퐁'으로 피해자의 권리구제가 지연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되며, 국민이 우려하는 부실·불공정 수사가 경찰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현장 지휘관들이 점검해달라"고 당부했다.

경찰은 오는 2일 오전에도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장 주재로 시도청과 경찰서 수사부서장 회의를 열어 새 형사사법체계에 따른 대응 방안을 공유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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