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추자풍력 2.4GW 국가계통 연결… 40MW AI센터 국회 설득
위성곤 지사, 상임위원장·간사 연쇄면담
재생에너지 100% AI센터 구상
공공기관 이전·G20 유치도 요청
공항 40회 시설에 35회 운영 지적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도가 2.4GW 규모 추자 해상풍력을 국가 전력망에 연결하고 재생에너지로 가동하는 40MW 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국회 설득에 나섰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예산정책협의회를 연 데 이어 1일에는 예산·기후에너지·과학기술을 다루는 국회 상임위원장과 간사를 직접 찾아 국비와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박지혜 기후위기특별위원회 간사, 이광재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최기상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간사, 한준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송기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차례로 만났다.
이번 면담은 국회 예산 심사가 본격화하기 전 개별 사업의 필요성을 소관 상임위에 직접 설명하는 후속 일정이다.
가장 먼저 꺼낸 현안은 제주 해상풍력의 국가계통 연결이다. 제주도는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추자 해상풍력의 국가계통 접속과 부유식 해상풍력 실증 기반을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제주도가 설명한 추자 해상풍력 규모는 2.4GW다. 반면 제주에서 자체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전력 규모는 최대 1GW 수준이어서 발전량이 늘어나면 제주 내부 소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도의 판단이다.
국가계통 접속은 제주에서 생산한 전력을 제주 안에서만 소비하지 않고 국가 전력망과 연결해 다른 지역으로 보낼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는 문제다.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생산한 전기를 실제로 송전하고 소비할 수 있는 계통 확보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논리다.
제주도는 주민이 발전사업 수익을 공유하는 '바람연금' 구상도 국회에 설명했다. 수원리 해상풍력 사업에서 주민 1070명이 협동조합을 구성해 300억원을 출자하고 수익을 나누는 사례를 제시하며 발전사업의 경제적 이익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구조가 주민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력 요금체계 개선도 함께 요구했다. 제주도는 한국전력의 송전이용요금에서 제주가 수도권보다 높은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며 제주와 육지를 잇는 고압직류송전(HVDC) 설비 비용이 지역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지방재정 문제도 건의했다. 제주도는 도내 전기차가 5만여대로 전국 보급량의 12.2%를 차지하지만 세제 감면으로 지방세수가 줄고 지방비 매칭 부담은 커지고 있다며 기후대응기금 등을 활용한 보전장치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재생에너지와 AI를 한 사업으로 묶었다. 제주도는 제주권 인공지능 전환(AX) 사업과 40MW 규모 재생에너지 기반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송기헌 과방위원장과 한준호 간사에게 설명했다.
해당 사업은 지난해 국회 예산 심사에서 기획연구비 5억원이 반영됐다. 제주도는 연구용역이 마무리되면 기술과 사업모델이 실제 환경에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개념검증(PoC) 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후속 예산 반영을 요청했다.
구상은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해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을 지속적으로 소비하는 시설이다. 제주도가 재생에너지 발전과 데이터센터를 함께 묶는 이유도 전력 생산과 소비를 지역 안에서 연결해 출력제어 부담을 줄이고 새로운 전력 수요를 만들겠다는 데 있다.
글로벌 AI 허브 제주 유치도 과방위에 건의했다. 제주도는 국제학교 4곳과 무사증 제도, 국제공항 등 국제도시 기반을 유치 여건으로 제시했다. 2002년 국제자유도시 지정 이후 국제기구 유치 성과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도 설명하며 AI 분야 국제거점을 제주에 유치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비사업과 함께 2차 공공기관 이전도 다시 의제로 올렸다. 제주도는 한국마사회의 경우 국내 경주마 생산에서 제주가 차지하는 비중을, 한국공항공사는 제주공항이 전국 주요 공항과 연결돼 있다는 점을 각각 유치 논리로 제시했다.
2028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제주 유치 지원도 요청했다. 제주도는 5성급 호텔 20곳 등 정상급 국제회의를 치를 수 있는 숙박·회의 기반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항공 공급 문제도 국회에 전달했다. 제주도는 제주국제공항에 2800억원을 투입해 시간당 최대 40회 운항이 가능한 시설을 갖췄지만 실제 운영은 시간당 35회 수준이라며, 기반시설 확충 효과와 항공좌석 공급 확대 가능성을 검증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섬 지역 주민의 추가 이동비용을 국가가 보전하는 '거리등가제' 도입도 건의했다. 제주도는 그리스와 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 등에서 유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섬이라는 지리적 조건 때문에 발생하는 교통비 격차를 국가정책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면담에 참석한 의원들은 각자 소관 분야의 예산과 제도 개선 과제를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성곤 지사는 "제주의 내년도 국비사업과 주요 현안이 정부 예산과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상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살펴봐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국회 방문은 예산 확보와 제도 개선을 동시에 겨냥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AI 데이터센터와 AX 사업은 국비 확보가 우선이고, 추자 해상풍력 계통 접속과 전기요금체계, 거리등가제 등은 정부 계획이나 제도 변경이 필요한 사안이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