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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 밖 '숨은 조달' 4조6000억… SK이노 재무 '경고등'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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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096770), SK이노베이션우(096775),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

단순 합산 위험노출액 10兆 육박
모회사 신용 덧댄 PRS 구조 탓
부채 뛰어넘는 정산부담 가중 우려
신용등급 강등 땐 '현금청구 폭탄'

장부 밖 '숨은 조달' 4조6000억… SK이노 재무 '경고등'

SK이노베이션의 금융부담이 차입금 밖 조달까지 겹치면서 장부에 드러난 시장성 차입금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채·기업어음(CP)에 유동화증권과 주가수익스왑(PRS) 등 이른바 '숨은 조달'까지 단순 합산하면 금융 익스포저는 10조원에 육박한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회사채·CP 발행잔액은 5조2138억원이다.

여기에 관련 유동화증권 8087억원과 SK온·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신주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PRS 계약잔액 약 3조8000억원을 더하면 단순 합산한 익스포저는 약 9조8000억원에 이른다. 은행 등 금융기관 차입금을 제외한 수치다. 시장성 차입의 88%에 해당하는 4조6000억원가량의 추가 금융 익스포저가 존재하는 셈이다. 반면 6월 말 별도 기준 현금성 유동자금은 2조원대다.

PRS는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사전에 정한 기준가격과 향후 처분가격 간 차이를 정산하는 파생상품 결합 거래다.

주가가 떨어지면 기업이 투자자에게 차액을 지급하고, 오르면 상승분을 받는 구조다. 법률상 주식 소유권은 투자자에게 넘어가더라도 가격변동 위험은 기업에 남는다는 점에서 형식적 지분거래와 경제적 차입거래의 성격이 공존한다는 게 신용평가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PRS는 단순한 보유주식 유동화와 성격이 다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SK온·SKIET 신주 관련 PRS 잔액은 3조8000억원으로 SK그룹 전체 PRS 잔액 7조1000억원의 약 54%를 차지한다.

상당 부분이 자회사 증자와 연결된 구조다. 투자자 자금은 자회사로 들어가지만 기초자산의 가격위험과 투자자 회수 부담은 PRS를 체결한 모회사에 남는다.

한신평은 자회사 증자형 PRS를 "실질적으로 자회사 자금조달에 모회사의 신용보강이 이루어진 구조"라고 분석했다. 정익수 한신평 수석 연구원은 "PRS는 재무제표에 드러나는 부채규모 이상으로 기업의 재무탄력성과 차환능력을 제약할 수 있다"고 짚었다. 돈은 자회사로 유입되지만 가격위험은 모회사에 남는 만큼 자회사의 사업위험이 모회사의 정산부담으로 넘어올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SK온 등 기초자산의 가치가 하락할 경우 SK이노베이션의 PRS 정산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비상장사인 SK온은 기초자산 가치와 향후 투자자의 회수경로에 불확실성이 있어 만기 때 SK이노베이션의 정산·상환 또는 차환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이미 SK이노베이션은 SK온·SKIET 관련 PRS로 올해 상반기에만 1조2169억원의 파생상품 평가손실을 인식했다.

문제는 회사채·CP 차환과 유동화증권 만기 대응, PRS 정산이라는 세 갈래의 자금수요가 맞물릴 가능성이다.

여기에 은행 차입금 만기까지 더하면 SK이노베이션이 실제 관리해야 할 자금 스케줄은 9조8000억원의 금융 익스포저보다 커진다. 시장 전문가는 "가격변동 자체보다 중요한 점은 해당 위험이 언제 현금 청구로 전환되는가에 있다"고 지적했다. IB업계는 SK이노베이션의 PRS에 포함된 신용등급 트리거에 주목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현재 수준(AA0)에서 3노치 이하로 떨어질 경우 조기정산이나 추가담보 제공 등 투자자 보호조치가 발동할 수 있는 구조다.

부담이 SK이노베이션에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시장 관계자는 "SK온의 사업위험이 SK이노베이션의 현금부담으로 넘어올 수 있다"면서 "여기에 자회사 추가지원과 회사채·은행차입 차환 부담까지 겹치면 그룹 전체의 지원여력과 차환능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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