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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60만원 받느니 카페를"..55세 퇴직자 창업 멈춘 계산 결과 [머니설계사무소]

이현정 기자,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⑩ 50대: 반토막 월급에 카페 창업 고민
재취업 실수령 520만→260만원...아내는 퇴직 망설여
월 생활비 420만원, 아내 급여만으론 190만원 부족
창업에 1억5000만원 쓰면 남는 현금 3000만원
부부 함께 창업하면 가게가 생활비 전부 책임져야
"재취업 후 창업 사업성 확인, 노후자금은 지켜야"

챗GPT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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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퇴직을 앞둔 50대 부부의 가장 큰 고민은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설계할지다. 재취업도 고민한다. 하지만 이전의 절반이 안 되는 월급을 제안받으면 창업으로 눈을 돌리기 쉽다. 문제는 가게를 열 돈이 있다고 해서 안정적 소득까지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매달 얼마를 벌어야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지, 장사가 기대에 못 미치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월급 절반 받을 바엔 창업"
55세 김도현(가명)씨는 중견 제조기업에서 27년간 영업관리 업무를 맡다가 4개월 전 희망퇴직했다. 최근 거래처 지인이 재취업 의사를 물었다. 월 260만원이라는 얘기에 선뜻 마음은 가지 않았다. 퇴직 전 실수령액은 월 520만원이었다.

도현씨는 차라리 자신의 가게를 운영하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집 근처에 전용면적 33㎡(약 10평) 규모의 토스트·커피 프랜차이즈를 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부부가 직접 운영하면 인건비를 아낄 수 있으니 '남는 장사'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아내 박선영씨(53세·가명) 생각은 달랐다. 동네 의원에서 접수·수납 업무를 맡아 월 230만원을 받는 선영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에 뛰어드는 것이 망설여졌다. 딸은 독립을 했지만, 아들은 대학 졸업까지 2년이 남아 있었다.

"월 260만원 받느니 카페를"..55세 퇴직자 창업 멈춘 계산 결과 [머니설계사무소]

부부의 가용 자금은 1억8000만원 정도다. 희막퇴직 특별위로금 중 1억원과 기존 예금 8000만원을 합친 금액이다. 이와 별도로 개인형퇴직연금(IRP) 1억7000만원과 개인연금 4000만원을 보유하고 있다.

카페를 열더라도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며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 동안 부부는 매달 고정적으로 나가는 지출을 감당해야 한다. 부부의 월 지출은 기본생활비 210만원, 주택대출 원리금 60만원, 아들의 등록금·생활비 90만원, 보험료 30만원, 비정기지출에 대비한 적립금 30만원 등 총 420만원이다. 현재는 아내의 월급(230만원)으로는 매달 190만원이 적자다. 이 상태가 1년 이어지면 예금에서 2280만원을 꺼내 써야 한다.

반면 도현씨가 재취업하고, 선영씨가 직장을 유지할 경우 부부의 월 실수령액은 490만원으로,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게 된다.

인건비 아끼려다 아내 월급까지 잃는다
부부가 함께 일하며 인건비를 아낀다고 다 '남는 장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직원에게 줄 돈은 아껴도 아내가 받던 월급은 사라지기 때문이다.

"월 260만원 받느니 카페를"..55세 퇴직자 창업 멈춘 계산 결과 [머니설계사무소]

부부가 창업을 위해 알아본 곳은 권리금이 없는 포장 판매 중심의 카페다. 보증금 3000만원, 월세 150만원으로 가정하고 시설·장비 등을 포함한 총 창업비용은 1억5000만원으로 잡았다.

조형근 재무설계사(AFPK)는 "점포 개설비용만으로 전체 창업비용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부가세와 전기증설 등 공사비가 따로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계약 전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 항목별 견적서를 놓고 빠진 비용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출이 곧 부부의 소득은 아니다. 재료·포장재 비용과 월세, 수수료, 인건비, 공과금, 세금 등을 빼고 다음 달 운영자금까지 남겨야 생활비로 가져갈 돈이 나온다. 아내가 직장을 유지하면 가게에서 최소 월 190만원을 가져와야 하지만, 아내까지 퇴직하면 월 420만원의 생활비 전부를 벌어내야 한다.

한달 26일(주말 하루씩 제외), 하루 10시간 영업하면 매장 운영시간만 월 260시간이다. 재료 준비와 마감은 물론 휴무일과 바쁜 시간대를 맡을 인력까지 고려해야 한다.

창업 사업성 꼼꼼히 따져보자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다. 당장 카페 사장님이 되기보다 월급으로 생활비를 확보하며, 가게가 부부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부부는 창업을 할 경우 월 매출을 1500만원, 2000만원, 2500만원으로 나눠 손익을 계산하기로 했다. 낮은 매출에서도 생활비를 충당하고 운영자금을 남길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조 설계사는 "가맹본부에 지역·면적별 매출과 식재료 공급가격, 로열티와 광고비 자료를 요청해야 한다"며 "기존 가맹점주에게는 실제 근무시간과 직원 수, 계절에 따른 매출 변동을 확인하고 폐업 시 원상복구비와 장비 처분가격도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부부는 IRP(1억7000만원), 개인연금(4000만원)은 창업에 쓰지 않기로 했다. 예금에서도 아들의 교육비와 비상 의료비를 먼저 확보하기로 했다. 개점 후 6개월간 목표 매출에 미치지 못하거나 운영예비금의 절반을 쓰면 추가 투입을 멈추고 사업 지속 여부를 재검토한다는 기준도 세웠다.

도현씨는 재취업 근무조건을 다시 확인하고 아내는 당분간 직장을 유지하기로 했다. 월급으로 생활비를 마련하면서 매장의 수익성을 검증한 뒤 창업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다. 도현씨가 재취업하는 1년은 창업을 미루는 시간이 아니라 퇴직자산을 지키면서 창업의 사업성을 확인하는 기간이다.

조 설계사는 "퇴직 후 창업은 새로운 일과 소득을 만드는 방법이 될 수 있다"며 "다만 가게가 기대만큼 되지 않아도 생활과 노후를 이어갈 돈은 남겨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부부에게 필요한 것은 창업할 수 있는 자금만이 아니다. 실패해도 다시 선택할 수 있는 여유를 확보하는 일이다.

돈을 벌고, 쓰고, 모으는 일은 평생 반복되지만 재무설계는 늘 뒷전입니다. 하지만 돈에도 나이가 있어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그때마다 선택하지 않으면 방치되고, 방향을 잡지 않으면 빠져나갑니다. 우리가 생애 전체를 관통하는 돈의 흐름을 짜야 하는 이유입니다. [머니설계사무소]는 AFPK 자격인증기관인 한국재무설계협회(IFPK)와 함께 삶의 설계를 지원합니다.
[email protected] 이현정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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