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들이 불쌍하다!" 벤치에 축구화 집어던진 김민재, 참았던 분노 터졌다
빌드업 실종·무한 역습 허용… 베네수엘라 상대로 졸전 끝 0-0 무승부
교체 후 폭발한 '괴물'의 분노… 벤치서 축구화 내동댕이치는 모습 중계 카메라 포착
"7-0으로 이겼어도 최악… 다들 머리 처박고 뛰어라" 김민재의 '작심 일침'
[파이낸셜뉴스] "오늘은 7-0, 9-0으로 이겨도 기분이 전혀 좋지 않았을 것입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수비 핵' 김민재(뮌헨)가 단단히 뿔이 났다. 90분 내내 이어진 대표팀의 답답한 졸전에 결국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벤치에 축구화를 집어 던지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원팀' 정신이 실종된 모레노호를 향한 핵심 선수의 뼈아픈 작심 비판이다.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평가전에서 헛심 공방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앞선 우루과이전 1-4 대참사의 충격을 씻어내기 위해 반드시 반전이 필요한 경기였지만, 결과도 내용도 챙기지 못한 최악의 90분이었다.
이날 한국은 90분 내내 이렇다 할 결정적 기회를 창출하지 못했다. 특히 1차 빌드업 과정에서부터 잦은 패스 미스와 잔실수가 쏟아지며 상대에게 너무 쉽게 소유권을 내줬다.
공격진과 미드필더진이 전방에서 볼을 잃고 뚫리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수비진의 몫이었다. 김민재는 경기 내내 헌신적인 커버 플레이와 태클로 베네수엘라의 날카로운 역습을 온몸으로 막아내며 고군분투했다.
결국 참았던 분노가 폭발했다. 후반 35분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과 교체되어 벤치로 물러나던 김민재는 모레노 감독과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더니, 벤치에 앉자마자 화를 참지 못하고 신고 있던 축구화를 바닥에 강하게 집어 던졌다. 팀의 실망스러운 경기력에 대한 극도의 분노가 중계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힌 순간이었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 나선 김민재의 작심 발언은 더욱 차갑고 직설적이었다.
그는 "반전이 필요한 경기였는데,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 아쉬웠다. 많은 부분이 개선돼야 한다"고 운을 뗀 뒤, "팀 전체적으로 다 같이 싸우고 경합하고 수비를 해야 하는데, 오늘은 수비 선수들이 불쌍했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수비진에게만 과도한 부담이 쏠린 전술적 밸런스 붕괴와 동료들의 수비 가담 부족을 정면으로 꼬집은 것이다.
이어 김민재는 "전체적으로 뭔가 다 같이 싸우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오늘 7-0, 9-0으로 이겼더라도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라며 결과보다 처참했던 경기 내용을 맹비판했다.
오는 6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의 4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대표팀 동료들을 향한 강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김민재는 "우선 팀이 하나로 뭉치는 게 중요하다. 개인이 빛나기보다는 팀이 하나가 돼 뛰어야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팀 수준을 올리기 위해선 모든 선수가 '머리를 처박고'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령탑의 전술 부재 속에서 선수들의 투지마저 실종된 모레노호. 그라운드 안팎에서 터져 나온 김민재의 분노 섞인 일침이 벼랑 끝에 몰린 대표팀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