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날 극초음속 MRBM 도발…고체·7축 발사대 '화성-16나' 완성 단계 과시 관측
-KODEF 분석, 1·2단 고체 추진체 전면 적용…기습 발사 능력 향상
-1차 정점 고도 90km 통과 후 '활공 재도약' 변칙 궤적 특성 규명
-한반도 겨냥 '화성-11마'에 이어 중거리급 방어망 돌파 이원화 전략
-北 김여정 "특수한 비행방식 우월성…적들은 소실, 타격 피할 방법 없다"
[파이낸셜뉴스] 4일 국방 안보 싱크탱크인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은 '북한 원뿔형 중거리 극초음속 미사일 공개자료 분석' 보고서를 통해 전날 북한의 도발은 고체 추진체를 적용한 극초음속 미사일(4차 발사)로 식별됐다고 짚었다.
KODEF 신종우 사무총장은 우선 북한은 현재 극초음속 미사일을 '글라이더형'과 '원뿔형' 2종으로 분리 개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번 원뿔형 극초음속 미사일의 1·2단 추진체(고체)와 7축 이동식 발사대(TEL)가 북한의 최신 중거리 미사일인 화성-16나와 동일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는 과거 화성-12형의 1단 액체 추진체와 6축 발사대를 사용하던 방식에서 고체 추진체 기반으로 완전히 전환된 것으로, 사전 연료 주입 단계가 생략되어 기습 발사 능력이 대폭 향상되었음을 의미한다.
북한이 전날 오전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기습 발사했다. 지난달 20일 원산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하루 두 차례 발사한 지 13일 만이며, 올해 들어서만 16번째 미사일 도발이다. 이번 조치는 북한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의 '남북대화 일축' 반응 하루 만에 이뤄졌다.
김 부장은 미사일 발사 당일인 전날, 대표적인 관영 대외 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번 발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진행된 중거리 전략미사일(MRBM) 발사 훈련이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통상 탄도미사일 도발 다음날 관련 사안을 공개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한 관행과 달리 약 12시간 만에 신속히 입장을 낸 점은 이례적이다. 현재 한미는 해당 발사체의 제원을 정밀 분석 중이다.
KODEF는 보고서에서 한·일 군 당국과 북한 간에 발생한 최초 탐지 제원 격차의 과학적 원인도 규명했다. 북한의 원뿔형 극초음속 미사일은 1차 정점 고도인 90km를 찍은 후 하강하다가, 저고도 구간에서 다시 변칙적으로 솟구치는 '활공 재도약' 기동을 수행하는 기술적 특성을 지닌다. 이 과정에서 지구 곡률(지표면의 꺾임) 현상으로 인해 한·일 지상 레이더가 물리적으로 추적할 수 없는 약 300여km의 '지상레이더 탐지 불가 구간'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전날 우리 합동참모본부와 일본 방위성은 지상 레이더의 한계선인 680~700km 변곡점까지만 탐지해 발표했으나, 북한은 음영구역을 지나 활공 재도약한 최종 탄착점을 1000km라고 주장해 차이를 보였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오전 6시 30분경 북한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며 해당 미사일이 700㎞ 이상을 비행했다고 전했다. 일본 방위성은 북한 탄도미사일의 최고 고도가 약 90㎞였으며, 약 680㎞를 비행한 뒤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쪽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구 곡률에 의해 한·일 지상 레이더 탐지가 제한되는 이 300여km 구간을 지적하며 자신들의 요격 회피 기술 능력을 과시하려 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북한은 한반도 타격용으로는 단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인 '화성-11마'를 전력화하고, 괌 공군기지 등 중거리 표적용으로는 '화성-16나(원뿔형)'를 운용함으로써 한미일의 탄도탄 방어망(MD)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신 사무총장은 "이번 4차 발사 공개는 선회 비행 및 활공 재도약 기술을 확증해 극초음속 무기체계의 고도화가 완성 단계임을 과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부장은 담화를 통해 한미일 공조를 정면으로 겨냥하며 "한일 군 당국은 우리 미사일을 끝까지 추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미일에 지구 곡률에 의한 탐지 제한 등을 "구차한 변명"이라고 조롱하며, 북한 미사일 능력의 완벽성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특히 이번 미사일에 인공지능(AI) 기술이 도입되었다며 "저고도 비행궤도 변경 능력과 AI를 도입한 특수한 비행방식의 우월성이 검증된 만큼, 우리 미사일의 타격을 피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위협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도발 시점과 의도에 대해 한미 군 지휘부를 겨냥한 고도의 기선 제압 카드로 해석하고 있다. 이번 기습 발사는 강신철 신임 국방부 장관이 취임 후 첫 공식 행보로 평택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해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과 긴급 회동을 가진 지 채 하루 만에 감행됐다.
강 장관과 브런슨 사령관은 연합방위태세 점검과 지난달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MDL) 이남에서 발생한 북한군 대인지뢰에 의한 폭발 사고에 대한 대책을 논의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체적인 논의 내용을 전해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동맹의 압도적 연합 억제력 흔들기와 신임 국방장관의 대북 주도권 확보 시도를 무력화하려는 '길들이기식' 도발을 감행한 것으로도 분석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종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