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은행·저축은행 이어 상호금융까지...금융권 전방위 해킹 '비상'[종합]

예병정 기자, 박문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에 이어 저축은행·캐피탈사까지 해킹에 따른 정보유출 피해가 확산하면서 금융권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공격에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활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대출모집인과 직원용 업무지원시스템 등이 잇따라 뚫렸다. 금융당국은 전 금융업권 협회장과 피해 금융사 대표들을 긴급 소집하고, 외부에서 접근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의 보안 취약점과 추가 피해 여부를 점검한다.

저축은행·캐피탈 정보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에서 잇따라 확인된 해킹 피해가 저축은행과 캐피탈사 등 제2금융권으로 확산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3일 주택대출 모집인 146명의 일부 개인정보가 해킹으로 유출됐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오후 해외 인터넷주소(IP)를 통한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 공격 사실을 파악했다. 고객들이 모집인의 공개 정보를 확인하는 웹페이지에서 이름과 휴대전화번호, 이메일뿐 아니라 비공개 정보인 내부 모집인번호와 주민등록번호까지 유출됐다.

예가람저축은행도 지난 2일 고객정보 유출 사실을 공지했다. 지난달 30일 고객정보가 담긴 서버에 해커가 접근해 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 유출 항목은 성명과 생년월일, 연락처 등으로, 규모는 약 4만건으로 알려졌다.

웰컴저축은행에서도 해킹에 따른 법인고객 정보유출이 확인됐다. 현재 정확한 피해 규모와 유출 경위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고객 약 2만5000명의 정보유출이 알려진 이후 다른 금융사에서도 피해가 잇따라 확인되는 모습이다. 신한은행에서는 대출모집인이 이용하는 조회 서비스를 통해 고객명과 전화번호, 연소득, 대출 산출한도 등이 빠져나갔다. 일부 고객의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KB국민은행에서도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시스템을 통해 고객 119명의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됐다. 하나은행도 영업지원시스템(ODS)에 대한 비정상적인 접근으로 고객 89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은행 중에서는 BNK부산은행에서 외주 개발직원 11명의 성명과 전화번호 등이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킹 시도를 차단해 정보유출로 이어지지 않은 사례도 있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외부 공격을 보안 시스템으로 차단했으며, 현재까지 확인된 정보유출 피해는 없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도 신한은행 고객정보 유출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공격자 IP의 접근을 자체 보안 장비로 차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NH농협은행과 망을 공유하는 농협 상호금융에서도 비슷한 침입 시도를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긴급 점검 나선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전 금융업권 협회장과 침해사고가 발생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를 소집해 긴급 점검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주재하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참석해 보안사고 현황과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당초 연휴 기간 금융사 자체 점검을 거쳐 오는 7일 결과를 보고받을 계획이었지만, 제2금융권에서도 피해가 확인되면서 일정을 앞당겼다. 은행·금융투자·보험·여신전문금융·저축은행·상호금융뿐 아니라 가상자산·핀테크까지 점검 범위를 넓힌다.

이번 사고에서는 고객이 직접 이용하는 인터넷·모바일뱅킹보다 대출모집인 조회 서비스나 직원용 업무지원시스템 등이 주요 공격 대상이 됐다. 외부에서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의 인증·접근통제상 허점이 고객정보 유출로 이어진 것이다.

침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금융사에서 피해가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공격에 사용된 IP와 수법, 침입 시도 내역을 금융사와 관계기관 사이에 신속히 공유하는 공동 대응도 강화한다. 당국은 보안 취약점 점검표를 바탕으로 금융사들의 자체 점검 결과를 제출받고, 사고 금융사의 고객 보호와 피해보상이 차질 없이 이뤄지는지도 관리·감독할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AI가 금융시스템의 취약점을 찾아 자동으로 공격하는 단계로 넘어가면서 기존 보안 방식만으로 대응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방어 측에서도 AI를 활용해 취약점을 탐지하고 공격에 대응하는 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예병정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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