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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친일파 환수 재산, 친일 후손이 샀는지 정부도 모른다

송지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친일후손 재매각 논란에 보훈부 심의기구 25년 설치 1년여간 축구장 4개 규모 땅 매각됐으나 심의 '0건' 공개입찰은 후손 여부 확인 절차 없어 사실상 무용지물 전체 매각 34건 중 16건은 감정가보다 낮게 팔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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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친일파로부터 환수한 재산이 다시 친일후손에게 넘어가는 것을 막겠다며 별도의 심의기구까지 만들었지만, 정작 이후 공개입찰로 매각된 친일재산은 매수인이 친일후손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의기구 설치 이후 축구장 4개가 넘는 규모의 친일재산이 이 같은 방식으로 매각됐지만 심의는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4일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가보훈부로부터 제출받은 '친일귀속재산 공개입찰 매각 실적'에 따르면, 친일재산 매각 심의를 위한 소위원회 설치 이후 공개입찰로 매각된 친일귀속재산은 총 34건으로 집계됐다. 면적은 3만319㎡로 축구장 4개가 넘는 규모이며, 매각금액은 약 11억원이다.

문제는 이들 재산을 사들인 사람이 당초 재산을 소유했던 친일행위자의 후손인지 여부를 확인할 절차가 없다는 점이다. 전 의원실에 따르면 보훈부는 공개입찰의 경우 매수인에게 친일행위자와의 친족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자료를 요구할 수 없어 후손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수의 계약의 경우 매수 희망자를 대상으로 친일행위자 후손 여부를 인터뷰하고 확인서를 받지만, 이번 34건은 모두 공개 입찰이어서 이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앞서 2024년 국정감사에서는 국가가 환수한 친일재산 중 최소 13건이 다시 친일후손에게 매각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보훈부가 과거 수의계약 매각 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친일후손 재매각 사례 7건도 추가로 확인됐다.

보훈부는 재발 방지책으로 지난해 5월 '친일재산 매각 심의를 위한 소위원회'를 설치했다. 친일귀속재산이 후손에게 다시 매각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고 매각 절차를 보다 투명하고 전문적으로 운영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소위원회는 설치 이후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현행 운영규정상 심의 대상은 수의계약으로 매각하는 친일재산과 감정가액 10억원 이상인 재산으로 한정돼 있다. 10억원 미만 공개입찰은 심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에 따라 소위원회 설치 이후 이뤄진 34건의 공개입찰 매각은 모두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 친일후손 여부를 별도로 확인하지 않는 공개입찰이면서 동시에 소위원회 심의에서도 빠져 있는 셈이다.

매각된 가격 역시 도마에 올랐다. 34건 가운데 16건은 감정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렸다. 국가가 특별법에 따라 환수한 친일재산의 매각대금은 순국선열·애국지사 사업기금에 편입돼 독립유공자와 유족의 복지지원 등에 활용된다.

현재 보훈부가 관리 중인 친일재산 822필지 가운데 매각 가능한 재산은 256필지다. 전 의원은 이들 재산에 대해 "매각 방식이나 금액과 관계없이 소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email protected] 송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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