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합주 떠오른 알래스카…'LNG 투자' 발표에도 민심 싸늘 [격전지로 본 美 중간선거 (3)]
흔들리는 공화당 텃밭
유권자 59% "트럼프 정책에 반대"
댄 설리번 상원의원 3선도전 험로
민주 메리 펠톨라와 지지율 박빙
'韓 투자 유치' 회의론 확산
민주당 "거대한 거짓말" 총공세
공화 내부서도 "세부내용 부족"
선거판세 뒤집긴 어렵단 분석도
미국 정치권에서 반세기 넘게 공화당의 '텃밭'이었던 알래스카주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다른 방향을 보고 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수백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아 알래스카 민심 잡기에 나섰지만 현지 반응은 시큰둥하다.
■민주당 우세…'경합주' 분류
알래스카주는 11월 3일(현지시간) 중간선거에서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주지사까지 각각 1명씩 교체할 예정이다. 상원의원 선거에는 알래스카주 현역 의원인 공화당 댄 설리번이 3선 의원 자리를 놓고 민주당의 메리 펠톨라 후보와 다투고 있다. 하원의원은 공화당 소속의 현역 의원 닉 베기치가 민주당 후보 에릭 하프너, 무소속 후보 빌 힐 등과 경쟁한다. 주지사의 경우 현직 공화당 주지사 마이크 던리비가 임기 제한으로 추가 출마가 어려워지면서 공화당 버나뎃 윌슨 후보와 민주당 조너선 크라이스 톰킨스 후보가 대결하고 있다.
알래스카는 1959년에 미국의 49번째 주로 승격된 이후 단 한번(1964년 린든 B 존슨)을 제외하고 모든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를 뽑았다. 알래스카에서는 2002년 이후 민주당 주지사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매체들은 올해 중간선거에서 알래스카를 '경합주'로 분류했다.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상원의 경우 지난달 28~30일 조사에서 양당 후보의 지지율이 각각 47%로 동률이었다. 하원(지난달 8~11일 조사)은 공화당 베기치가 57%의 지지율로 옥중에서 출마한 민주당 후보가 아닌 무소속 빌 힐을 상대로 14%p 앞섰다. 주지사 후보 지지율은 지난달 8~11일 기준으로 민주당 톰킨스가 55%로 공화당 윌슨을 10%p 차이로 눌렀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네비게이터리서치가 8월 18~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알래스카 유권자의 59%는 트럼프정부의 경제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응답자의 48%는 현지 물가상승이 트럼프 정부가 공화당 책임이라고 답했다. 미국 매체들은 알래스카에서 트럼프 2기 정부 이후 유가 및 물가상승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현지 주민의 약 51.5%를 차지하는 알래스카 원주민들은 연방정부의 공격적인 자원개발 허가와 국유지 환경보호 규제 철폐로 생활 환경이 나빠졌다고 본다.
■韓 LNG 투자에 기대보다 불안
현지 정치인들은 지난달 30일 트럼프 정부의 액화천연가스(LNG) 가스관 사업 투자 유치 발표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나 주의회 공화당의 캐시 기셀 상원 원내대표는 현지 매체 KTUU를 통해 "발표 자체에 세부사항이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외국이 540억달러(약 72조원)를 투자한다면 가스관 지분을 가져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기셀은 주정부가 보유한 가스관 사업 지분(25%)을 언급하고 "주정부가 25%를 여전히 갖고 있는가? 우리는 우리 땅에서 나온 우리 천연가스를 한국에게서 구입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알래스카 매체들은 지난 1일 한국 산업통상부가 가스관 투자를 확정하지 않았다고 발표한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이에 민주당 펠툴라를 지원하는 정치활동위원회(PAC·팩) '상원과반PAC'는 성명을 내고 트럼프 정부의 투자 발표가 "거대한 거짓말"이라고 비난했다.
과거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알래스카 LNG 가스관 사업 코디네이터로 활동했던 래리 퍼실리는 2일 ADN을 통해 트럼프의 발표가 상원 선거에서 설리번을 돕기 위한 정치 활동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백악관 발표 당시 한국 관계자가 아무도 없었다며 "그들이 정말 540억달러짜리 수표를 써줬다면 그들도 발표 현장에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가스관 관계자들은 한국의 투자보다 법률 개정이 더욱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알래스카주는 현재 석유·가스 관련 시설에 자산가치의 연 2%에 해당하는 재산세를 부과한다. 가스관 사업권의 지분 75%를 가진 미국 에너지 기업 글렌파른은 그동안 주정부를 상대로 수익 창출 전까지 가스관 재산세를 유예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번번이 주의회의 반대에 부딪혔다. 글렌파른 측은 재산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착공조차 어렵다는 입장이다. 차기 주지사 당선이 유력한 민주당 톰킨스 후보는 주정부 재정 확보를 위한 법인세 강화를 예고했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2일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알래스카 가스관을 비롯해 아이오와주 제철소 등 대형 지역 사업을 발표하고 있지만 중간선거 판도를 뒤집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트럼프 정부의 건설 사업이 실제로 가동되려면 빨라야 2030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이오와주의 공화당 전략가 루크 마츠는 "알래스카의 새로운 송유관이든, 아이오와주의 제철소든 이것들은 환상적인 프로젝트이지만 정치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시간이 빠듯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