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무가내 트럼프 "韓, 84억弗 원유 투자" [대미투자 과제]
산업부 "경위 확인안돼" 선긋기
LNG 540억弗 발표도 자화자찬
"서명 안하면 관세 2배로 올릴것"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국 유세를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서 받아낸 투자 성과를 자랑하며 한국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외에 추가로 84억달러(약 11조3000억원)를 투자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한국이 LNG 사업에 투자하지 않으면 관세를 2배로 올린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나는 한국과의 협상이 계속 좋아지고 있다는 걸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원유 회수 증진(Enhanced Oil Recovery) 프로젝트에 84억달러"라고 적었다. '원유 회수 증진'은 유전에 이산화탄소 등을 주입, 내부의 압력을 끌어올려 원유를 더 많이 생산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1968년부터 유전 개발이 시작된 미국 알래스카주 북부 노스슬로프 지역에서는 원유 채굴과정에서 나오는 천연가스를 다시 땅에 밀어 넣어 원유 채굴을 가속하는 용도로 쓰고 있다. 현지 에너지업계는 1970년대에 완공한 남북 송유관 외에 천연가스관을 새로 지어 남는 천연가스를 LNG로 바꿔 판매할 계획이지만, 수십년 동안 경제성 등의 문제로 공사가 미뤄지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발표에서 일방적으로 한국이 해당 가스관 및 LNG 사업에 540억달러(약 72조원)를 투자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다음 날 발표에서 해당 사안을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기자들과 만나 투자 발표에 대해 "성급하게 발표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 말은, 그들(한국)은 그 자리에 있었고 대표자들도 참석했다"면서 "두고 보자. 그들이 그것을 하고 싶지 않다면 나로서는 괜찮다. 그냥 그들에게 더 많이 부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에게 곧 서명하지 않으면 내가 그것을 2배로 올릴 것이라고 전해달라"고 했다. 이는 맥락상 관세 인상 등을 염두엔 둔 것으로 보인다.
한편 4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84억달러 투자 발언에 대해 "정확한 경위는 아직 확인되고 있지 않으나 한미 간 전략투자 합의사항은 팩트시트에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한미 양국이 발표한 공동 팩트시트와 보도자료에는 해당 사업이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통상 채널을 통해 미국 측에 발언 경위를 문의했다. 이후 정부는 정확한 경위가 확인되지 않으면서 한미 간 공식 합의 내용은 공동 팩트시트에 담긴 내용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박종원 박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