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1명 남아도 망 못 끈다"…'낡은 HFC'에 갇힌 케이블TV
HFC 유지 부담에 FTTH 전환 필요 개별 동의·방문 절차에 망 전환 난항 "이용자 보호 전제로 HFC 종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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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가입자는 줄어드는데 방송망 유지비는 좀처럼 줄지 않는 비용 구조가 케이블TV 업계의 수익성 악화를 가중시키고 있다. 가입자가 극소수만 남은 지역도 서비스를 임의로 중단하기 어려워 전력 소모와 유지·관리 부담이 큰 기존 광동축혼합망(HFC)을 계속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케이블TV 시장의 축소가 장기화되면서 업계에서는 이용자 보호를 전제로 비효율적인 HFC를 단계적으로 종료하고 가정용 광통신망(FTTH)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망 운용 관련 제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은 망 유지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HFC의 FTTH 전환을 꼽고 있다. 다만 아직 업계 차원의 공식적인 정부 건의나 구체적인 제도 개선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유지 부담 큰 HFC, FTTH 전환 과제로
HFC는 일정 구간까지 광케이블로 신호를 보낸 뒤 가입자 인근부터 동축케이블을 이용한다. 광케이블을 가정까지 연결하는 FTTH와 달리 망 중간에 노드·증폭기 등 전력이 필요한 장비가 있어 유지·관리 부담이 크다. 'FTTH Council Europe' 등에 따르면 네트워크 기준 HFC의 전력 소모는 FTTH보다 약 6배 많다. 전송 품질과 망 운용 효율성 등에서도 광 기반 망과 차이가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문제는 가입자가 감소해도 망 유지비를 그만큼 줄이기 어렵다는 점이다. HFC는 일정 지역을 하나의 셀 단위로 묶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가입자가 수백명에서 1명까지 줄어도 해당 가입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한 기존 망을 유지해야 한다. 가입자가 빠르게 줄어드는 지역일수록 사실상 소수 이용자를 위해 망 전체를 운영해야 하는 구조인 셈이다.
망의 노후화는 서비스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IPTV 3사가 2~3년마다 AI·음성인식 등을 적용한 신규 셋톱박스(STB)를 선보이는 것과 달리 케이블TV는 가입자 감소에 따른 신규 수요 위축과 높은 구매 단가 등으로 신규 STB 제조·도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가입자 감소가 장비 생태계 위축으로 이어지고, 서비스 경쟁력 저하가 다시 가입자 이탈을 부르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FTTH 전환은 비용 절감과 함께 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초고속인터넷 품질을 개선할 수 있고 IP 기반 신규 STB를 통해 AI와 유튜브·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결합한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가입자 감소와 높은 구매 단가 등으로 케이블TV용 신규 STB 제조·도입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장비 생태계를 IP 기반으로 전환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가입자 극소수 남은 셀은 종료할 수 있어야"
하지만 HFC 가입자가 남아 있으면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종료하고 FTTH로 옮길 수 없다. 현재는 가입자별로 상품 변경 동의를 받은 뒤 장비 교체를 위한 방문 일정까지 개별적으로 협의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보다 품질이 개선되고 요금이 인상되지 않는다는 점을 안내하면 대부분 전환에 동의한다"면서도 "일부 가입자는 상담 자체를 번거롭게 여기거나 계속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가 있어 전환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방송법에 HFC의 셀 단위 종료를 직접 막는 조항은 없다. 다만 이용 중인 서비스를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종료할 경우 이용자 이익을 저해할 소지가 있어 임의로 망을 끄기는 어렵다. 이에 업계에서는 가입자가 일정 수준 이하로 줄어든 셀에 대해 충분한 사전 고지와 대체 서비스 제공 등을 전제로 HFC를 종료할 수 있는 기준과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예컨대 셀 내 가입자가 20명 이하로 줄어들 경우 HFC를 종료할 수 있도록 제도적 근거를 두는 방식이다.
기존 이용자 보호도 전제돼야 한다. FTTH 전환 이후에도 기존 요금과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고, 전환을 원하지 않는 가입자에게 위약금 없는 해지를 허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반 양방향 서비스나 고도화된 콘텐츠 커머스를 구현하려면 장기적으로 HFC를 FTTH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이용자 보호를 전제로 비효율적인 특정 구역의 망을 닫을 수 있는 '셀 단위 망 종료' 제도를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최혜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