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2배 지급"·"사업권 양도" 약속하더니…2.5억 '꿀꺽' [사기꾼들]
"5000만원만 빌려주면 분양대행권 위임" 기망
토지매입 작업비 대부분 개인채무 변제에 사용
징역 1년·8개월에 각각 집행유예 2년 선고
[파이낸셜뉴스] 2020년 2월 초 서울 영등포구의 한 사무실에서 분양대행·부동산 컨설팅 업체 대표이사 박모씨는 정모씨에게 오피스텔 개발사업 투자를 권유했다.
박씨는 "영등포구에서 오피스텔 시행사업을 하고 있다"며 투자 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실행 후 한 달 안에 투자금의 두 배를 지급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를 믿은 정씨는 같은 달 14일 박씨 계좌로 5000만원을 보냈다. 이날부터 같은 해 7월 18일까지 7차례에 걸쳐 건넨 투자금은 총 1억5000만원에 달했다.
그러나 당시 박씨에게는 일정한 수입이나 특별한 재산이 없었다. 과도한 채무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금을 받아 기존 빚을 갚을 생각뿐이었다. 자기 자본도 없어 사업부지 소유자들에게 계약금을 지급하지 못했고, 이를 마련할 확실한 대책도 전무했다. 토지 사용에 대한 유효한 승낙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기죄 등으로 여러 차례 처벌받고도 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씨에 대한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한 점, 정씨와 그의 남편에게 상당한 금액을 송금한 내역이 확인되는 점, 범행 경위 및 범행 후 정황 등에 다소나마 참작할 사정이 있어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투자금 1억5000만원을 받은 박씨는 정씨에게 추가로 돈을 요구하면서 분양대행권을 내걸었다. 박씨는 2020년 8월 초 자신의 사무실에서 정씨에게 "오피스텔 시행사업 관련해서 지주들 중 80%로부터 동의를 다 받았다"고 했다. 이어 5000만원만 빌려주면 사업을 마무리해 분양대행권을 위임하고, PF 대출 완료 후 한 달 안에 상환하겠다고 약속했다.
결국 정씨는 같은 달 12일 박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 계좌로 5000만원을 더 보냈다. 투자금과 차용금 명목으로 박씨에게 건넨 돈은 모두 2억원으로 늘어나 있었다.
하지만 박씨는 분양대행권을 위임하거나 약속대로 차용금을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박씨는 이번에는 사업에 필요한 토지 매입 작업이 거의 끝났다고 설명했다. 두 달 안에 사업부지 내 모든 토지 소유자가 이씨 회사에 소유권을 넘기는 매매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권도 양도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면서 토지 매입 작업에 급히 쓸 비용으로 5000만원을 요청했다. 기한 내 작업을 마치지 못하면 돈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했고, 이씨는 이날 박씨 회사 계좌로 5000만원을 보냈다.
그러나 박씨가 토지주들에게 받아둔 매도확약서는 계약금 미지급으로 이미 효력을 잃은 상태였다. 약속한 두 달 안에 토지 매입 작업을 마무리하기 어려웠고, 당시 박씨에게는 약 5300만원의 채무도 있었다.
이씨는 돈을 건넨 지 약 세 달 뒤인 2022년 11월께부터 반환을 요구했다. 박씨는 "토지 매입 작업이 거의 끝났고 곧 갚겠다"며 변제를 미뤘다. 같은 해 12월 재차 독촉하는 문자에도 당일 입금하겠다는 취지로 답했지만, 재판부는 판결 시점까지 이씨가 돈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봤다.
돈의 실제 사용처도 확인됐다. 박씨는 이씨에게 받은 5000만원 중 4500만원을 제3자 계좌로 보냈다. 법정에서는 해당 금액이 기존 채무 변제금이었다고 밝혔다. 이를 대신 수령한 인물도 수사기관에서 해당 금액 대부분을 채권자 본인과 그 가족·지인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해 "피고인이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해 금원을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email protected] 박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