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육영수 총격' 당시 검사, '암살자들'에 한탄..."북 주장 본뜬 것 같은 영화 나올줄 몰랐다"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문세광 수사한 김영수 변호사 "법의 판단받아야" 비판

박정희 대통령 저격사건 1974년 8월 15일 문세광이 국립극장서 열린 광복 29주년 기념식서 박정희 전대통령을 저격, 육영수 여사가 피격 사망한 사건. 2005.1.20 (서울=연합뉴스)
박정희 대통령 저격사건 1974년 8월 15일 문세광이 국립극장서 열린 광복 29주년 기념식서 박정희 전대통령을 저격, 육영수 여사가 피격 사망한 사건. 2005.1.20 (서울=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표현의 자유와 책임 문제로 번지는 가운데,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 당시 문세광을 직접 수사했던 검사가 영화 속 배후설을 비판했다. 그는 실존 인물을 다룬 창작물에 대해 "창작의 자유가 있다 해도, 최종적으로는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 검사로 특별수사본부에 참여했던 김영수 변호사는 최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사건 수사 과정과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영화에서 다룬 사건 배후 가설에 대해 김 변호사는 "이미 현장검증을 통해 사실관계가 다 밝혀진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만경봉호에 탑승해 공작원으로부터 사상교육과 지령을 받고 의식화돼 박정희 대통령을 살해하려 한 사건"이라며 문세광의 단독범행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변호사가 52년 만에 사건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힌 데에는 최근 영화 개봉 이후 다시 제기된 배후설이 영향을 미쳤다. 그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런 영화까지 나오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며 "북쪽의 주장을 본뜬 것 같은 잘못된 이야기가 퍼지고 있는 건 대한민국에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당시 수사와 재판 과정에 대한 기억도 전했다. 김 변호사는 "당시 수사당국이 매일 브리핑했고 재판 과정에 이르기까지 어떤 신문도 수사에 허점이 있다거나 의심스럽다고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느닷없이 이상한 이야기가 나온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문세광을 조사했던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수사가 어렵지 않았다고 기억했다. 김 변호사는 문세광이 "확신범이어서 사실을 숨기지 않아 수사도 어렵지 않았다"고 했으며, 사형 집행 직전에는 "내가 속았다"며 오열했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문세광은 호송차 밖의 인파를 보고 처음에는 "남반부 인민들이 '의거'를 지지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후 자신을 향한 분노 여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크게 낙담했다고 한다.

문세광이 행사장에 진입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당시 경호 실패를 들었다. 김 변호사는 이를 "어처구니없는 경호 실패"라고 표현하며, 출입증이 없는 문세광을 막았어야 했지만 경호팀과 경찰이 일본어를 사용하는 그에게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서울 중부경찰서 정보과장은 경호 책임과 관련해 직무유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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