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 "계엄날 '월담·끌어내라' 지시 안해...軍 자체 판단"
[파이낸셜뉴스] 12·3 비상계엄 당시 내란 우두머리 등의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항소심에서 계엄군의 '월담지시'를 강하게 반박했다. 계엄군에 내려진 "담을 넘어 국회로 진입하라", "의원을 끄집어내라" 등의 지시가 윤 전 대통령과 당시 군 사령관의 통화 이전에 내려진 현장 판단이라는 주장이다.
서울고법 형사12-1부(고법판사 이승철 조진구 김민아)는 6일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지호 전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에 대한 항소심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변호인단 반론의 핵심은 당시 통화 내역의 '통화 시간'과 '선후 관계'였다. 변호인단은 2024년 12월 3일 오후 11시 33분께 윤 전 대통령과 이진우 당시 수도방위사령관 사이의 통화 기록을 제시하며 "두 사람의 실제 통화 가능 시간은 최대 13초에 불과했다"며 "13초라는 극히 짧은 시간에 어디인지 묻는 질문 외에 '상황이 다 막혀 있으니 총을 버스에 두고 담을 넘으라'는 식의 구체적인 작전 지시를 내리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담을 넘으라'는 지시 역시 윤 전 대통령이 아닌 군 지휘관 자체 판단이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4일 0시 2분 이진우 사령관과 김창학 군사경찰단장 간의 실제 통화 녹취를 제시했다. 여기서 이 사령관은 김 단장에게 "들어가려고 하지 말고 군사경찰 특임 애들 왔으면 걔들은 담 타고 집어넣어", "본청에서 어디 게이트 맡아서 못 들어오게 막는 것만 해, 총 갖고 들어가지 말고", "경찰 권한으로 하라"는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다.
변호인단은 "담을 넘어 들어가라는 명령은 이 통화에서 처음 등장한다"며 "이 사령관이 법정에서 '체포하라는 말은 대통령이 아니라 내가 한 것'이라고 밝힌 진술과도 일치한다"고 짚었다.
이어 4일 0시 30분 이상현 제1공수여단장이 김영기 대대장에게 지시한 통화 녹취도 제시했다. 음성 파일에는 이 여단장이 "1팀장, 담 넘어가. 담 넘어서 국회 본관으로 들어가. 들어가서 의원들 다 끄집어내"라고 명령하고 대대장이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하는 육성이 그대로 담겼다.
변호인단은 "이상현 여단장의 이 지시는 직전인 0시 24분 곽종근 특전사령관으로부터 임무 변경 지시를 전달받아 내린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이 곽 사령관에게 처음 전화를 걸어 병력 이동 상황을 단순 문의한 시각은 이보다 뒤인 0시 36분으로, 의원 체포 지시는 윤 전 대통령과 명백히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특검 측은 변호인단이 제시한 통화 내역 및 녹취 분석에 대해 추후 서면으로 반박 입장을 내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증인신문을 마친 뒤 오는 8일 공판을 속개한다.
[email protected] 이창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