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사 고소' 주호민, 대법원에 "녹음금지 예외 인정해달라" 호소
[파이낸셜뉴스] 웹툰 작가 주호민씨가 발달장애아동처럼 피해 사실을 스스로 설명하거나 증거를 남기기 어려운 경우에는 제3자의 비밀 녹음을 예외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대법원에 요구했다.
주씨는 6일 오후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10개 장애인 단체가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스스로 말하거나 증거를 남기기 어려운 사람에게도 법이 닿을 수 있는 기준을 세워달라"고 했다.
아들의 상황과 관련해서는 "내 아들은 자폐성 장애가 있다"며 "사건 당시 9세였던 아들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설명할 수 없다"고 했다.
1심과 항소심에서 녹음의 증거능력에 대한 판단이 달라진 점도 문제 삼았다. 주씨는 "아이 엄마가 대신 한 녹음은 1심에서 학대 사실을 밝히는 증거가 됐지만, 2심에서는 부모가 했다는 이유로 인정되지 않았다"며 "같은 말을 녹음했는데도 누가 버튼을 눌렀느냐에 따라 그 목소리가 재판에서 지워졌다"고 했다.
이어 모든 교실에서 녹음을 허용하자는 요구는 아니라고 했다. 주씨는 "모든 교실에 녹음기를 들이자고 말하는 게 아니다"라며 "폐쇄회로(CC)TV도, 증인도 없는 곳에서 피해를 설명할 수도, 증거를 남길 수도 없는 사람에게 녹음마저 허용하지 않으면 무엇으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가"라고 했다.
주씨는 참가자들과 함께 '녹음금지 예외 인정, 학대 피해 방어권 보장'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에는 2만4000여명이 참여한 탄원서를 대법원에 직접 제출했다.
탄원에 참여한 이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주씨는 "우리 가족을 잘 모르시는데도 서명해주셨다"며 "한 아이나 한 가정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 말하기 어려운 많은 사람의 문제임을 알아주셨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아이는 청소년이 돼 조금씩 말을 배워간다"며 "자기 이야기를 자기 목소리로 하길 바라며 그날까지 내가 대신 말하겠다"고 했다.
앞서 주씨는 2022년 아들의 가방에 넣어둔 녹음기로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는 발언을 녹취한 뒤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1심 재판부는 해당 녹취의 증거능력을 인정해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다만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몰래 녹음한 내용이 통신비밀보호법상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에 해당해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고 1심 판결을 파기한 뒤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상고하면서 사건은 현재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한편 주씨는 만화가이자 웹툰 작가로 활동하며 '짬', '무한동력', '신과함께' 등을 선보였다.
[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