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LNG, 10년 넘도록 장기고객 ‘0’
亞 겨냥 판매처 확보 집중했지만
최종 장기 수출계약 체결기업 全無
예비 구매 年 1300만t도 확정 아냐
계약해도 年 1600만t은 돼야 적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에 500억달러(약 73조원) 이상의 투자를 압박하고 있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의 최종 장기계약 고객이 아직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부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판매처 확보에 집중했지만 10년이 지나도록 최종 계약을 맺은 장기고객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6일 파이낸셜뉴스가 미국 에너지부(DOE)와 알래스카 주의회, 주사업자인 글렌파른그룹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재까지 알래스카 LNG에 법적 구매의무를 지고 최종 장기 수출계약을 한 기업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사업을 주도하는 미국 에너지·인프라 기업 글렌파른은 지난해 3월부터 대만과 태국, 일본, 한국, 프랑스 기업들과 LNG 장기 구매 협의를 해왔다. 대만중유공사(CPC)는 연 600만t, 태국 PTT는 연 200만t, 일본 JERA와 도쿄가스, 한국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각각 연 100만t 규모의 구매를 논의하고 있다. 프랑스 토탈에너지도 올해 2월 연 200만t 규모로 합류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법적 구매의무가 발생하는 최종 계약 이전 단계다. CPC와 JERA, 도쿄가스, 토탈에너지가 체결한 구매의향서(LOI)는 향후 LNG 구매의사를 확인하는 예비합의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보다 진전돼 구매 물량 등 주요 조건을 정하는 주요조건합의서(HOA)를 체결했다. PTT도 향후 LNG 구매 등을 검토하기 위한 협력계약 단계다. 글렌파른이 밝힌 전체 예비 장기 구매약정은 연 1300만t이지만 최종 계약으로 확정된 물량은 없다.
실제 장기계약으로 이어질지도 불확실하다. 알래스카 주의회 보고서는 업계 추정치를 인용, LOI가 구체적인 조건을 갖춘 최종 단계의 계약(fully termed agreement)으로 발전하는 비율이 20~40%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현재 글렌파른이 확보한 예비 구매약정 물량은 자금조달에 필요한 최저치에도 못 미친다. 알래스카 LNG의 생산능력은 연 2000만t 규모로 계획돼 있다. 글렌파른은 프로젝트파이낸싱을 위해 이 중 80%인 연 1600만t을 장기계약으로 확보한다는 목표다. 설사 현재 예비 구매약정 연 1300만t이 모두 최종 계약으로 이어져도 자금조달 기준에는 연 300만t이 모자란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2014년 엑손모빌·BP·코노코필립스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과 알래스카주가 공동개발에 나섰지만 2016년 공동개발 체제가 종료됐다. 알래스카주는 같은 해 9월부터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돌며 LNG 구매자와 투자자 확보에 나섰다. 이후 주정부 산하 알래스카가스라인개발공사(AGDC)가 사업을 주도했고, 2025년 3월에는 글렌파른에 프로젝트 지분 75%를 넘기며 다시 민간 주도 개발로 전환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투자 확정" 언급에도 우리 정부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사업의 상업성 등을 따져 투자 규모와 방식에 대한 추가 협의를 이어간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송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