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 대국민 조사.. 정부, 손질 수순 밟는다
국토연구원 3년만에 인식조사
세제·금융 등 정책 조합 살펴봐
제도 개선 기초자료 활용될 듯
국토연 "연구과제 일환" 선그어
8·3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반발과 보완 요구가 이어지자 정부가 대책 손질을 위한 사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국책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이 세제·금융·규제지역·임대차 정책을 어떻게 조합해야 국민이 받아들일지 묻는 대국민 인식조사에 착수했다. 정책을 손질하기에 앞서 여론부터 살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7일 조달청에 따르면 국토연구원은 지난달 18일 '부동산제도 개선을 위한 대국민 인식조사' 용역을 발주했다. 국토연구원이 부동산 정책을 대상으로 대국민 인식조사를 하는 것은 2023년 유사 조사 이후 3년 만이다.
이번 조사는 부동산 세제와 금융정책, 규제지역, 임대차제도 등 주요 정책에 대한 국민 인식을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각 정책을 개별적으로 평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정책을 함께 적용했을 때의 정합성과 국민 수용성까지 분석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같은 제도 안에서 정책수단을 어떻게 조합하는 것이 적절한지, 서로 다른 제도를 함께 시행할 경우 어떤 조합에 대한 선호가 높은지를 살펴본다는 취지다.
조사 대상도 주택 보유 형태에 따라 세분화한다. 무주택자, 1주택자, 비거주 1주택자, 2주택자, 3주택 이상 보유자로 나누고 연령과 지역 등을 함께 고려해 표본을 설계한다. 주택 보유 여부와 소득, 거주지역 등 수요자 특성에 따라 정책 인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여러 정책수단을 한꺼번에 놓고 국민의 선호와 수용성을 살펴보는 만큼 향후 부동산 제도 개선 논의의 참고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개별 제도의 효과보다 정책 간 조합과 상호작용을 살펴본다는 점에서 부동산 제도를 종합적으로 정비하기 위한 기초자료 성격이 짙다는 평가다.
용역은 최근 정부가 부동산 관련 정책을 잇달아 내놓은 시점에 발주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3일 부동산 관련 내용을 포함한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데 이어 8월 13일 주택 공급대책을 내놨다. 조사가 발주된 9월 18일에는 대통령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으며, 당시 부동산 시장 안정과 관련한 정책 방향이 주요 현안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다 보니 발주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통상적으로 흔하게 실시하는 조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의지를 반영한 조사로 보인다"고 평했다. 이 평론가는 "부동산 시장이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충분히 안정되지 않고 있는 만큼 정책을 다시 조정하거나 새로운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현재 국민 인식을 파악하려는 성격으로 볼 수 있다"며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의 인식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그에 앞서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국토연구원은 이번 조사가 연구과제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협동과제로 올해 진행 중인 '부동산 시장 구조적 불안정 해소를 위한 부동산 제도 종합 개선 방안 연구' 가운데 일부 설문조사를 외부 용역으로 발주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조사는 아니다"라며 "과거 진행된 유사 조사와도 별개로 추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최아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