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비만약 등판… 한미 '에페' 식약처 허가
신약 45호에 에페글레나타이드
위고비·마운자로와 같은 주사제
"한국인 맞춤형… 부작용 발현율↓"
한미약품이 독자 개발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가 국산 신약 45호로 허가를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에페오토인젝터주2·4·6·8·10㎎(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개발코드 HM11260C)'을 7일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 약은 당뇨병이 없는 성인 비만 및 과체중 환자의 만성 체중관리를 위해 저열량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의 보조제로 투여하는 주사제다. 시상하부와 연수 등 중추신경계와 위장관에 분포한 GLP-1 수용체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고, 음식물이 위에서 빠져나가는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지속시킨다. GLP-1은 식사 후 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 호르몬의 일종으로 혈당조절과 식욕억제 역할을 한다.
식약처는 지난해 제정한 '신약 품목허가·심사 업무절차' 지침에 따라 이번 허가를 진행했다. 심사 전문인력을 포함한 19명 규모의 품목전담팀을 구성하고, 임상시험 관리기준(GCP)과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심사를 함께 진행했다. 품목허가 신청 이후에는 맞춤형 대면회의를 열어 업체와 긴밀히 소통하며 신속하고 철저한 검토를 거쳤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앞으로도 안전성과 효과성이 충분히 확인된 치료제를 신속히 제공할 수 있도록 허가·심사의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 신속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출시되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3파전 구도가 된다. 현재 국내 시장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 등 외산 비만치료제가 장악하고 있다. 위고비는 2024년 10월 국내에 출시됐다.
작용 방식은 위고비와 같다. 위고비는 GLP-1 수용체에만 작용하는 단일 수용체 작용제이고, 마운자로는 GLP-1과 GIP 두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 작용제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위고비와 같은 GLP-1 단일 작용제로,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장기 지속형 제제다.
체중감량 효과는 수치상 두 약보다 낮다. 한국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투약 40주 차 평균 체중 변화율은 -9.75%로 위약군(-0.95%)과 차이를 보였다. 위약 효과를 뺀 순감량 폭은 8.80%p로, 위고비 STEP 1(68주) 12.5%p, 한국·일본인 대상 STEP 6(68주) 11.1%p, 마운자로 SURMOUNT-1 15㎎(72주) 17.8%p보다 작다. 10% 이상 감량한 환자 비율도 에페글레나타이드 49.46%, 위고비 69.1%, 마운자로 15㎎ 84%였다.
다만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 결과는 64주 임상의 40주 중간 분석이고, 위고비·마운자로는 68~72주 결과다. 세 약을 직접 맞붙인 비교 임상도 없어 현재 자료만으로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다.
한미약품이 내세우는 강점은 한국인 맞춤 데이터와 부작용, 가격이다. BMI 30 미만 여성 시험 대상자의 체중 변화율은 -12.20%로 하위 분석군 중 가장 높았다. 구토·오심·설사 등 위장관계 이상 사례도 기존에 알려진 발현율보다 훨씬 적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평택 스마트플랜트에서 생산해 경제적인 비용으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점도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 후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점유율 확보를 위해 가격을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