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보험계약대출 잔액 2개월째 42조대…증시 정체에 '숨고르기'
5대 생보사 8월말 보험계약대출 잔액 42조3171억원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주요 생명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 잔액이 두 달 연속으로 42조원대를 유지한 가운데 증가세는 주춤했다. 최근 증시가 조정 국면을 보이면서 상반기 강세를 보였던 투자자금 수요가 둔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NH농협생명 등 주요 생보 5개사의 8월 말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42조317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42조3726억원보다 555억원 감소했다.
이들 5개사의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지난해 12월 40조2150억원에서 올해 1월 40조153억원으로 줄었다가 2월 40조1877억원, 3월 40조7611억원으로 증가했다.
이후 4월 40조7005억원에서 5월 41조2279억원, 6월 41조9060억원, 7월 42조3726억원으로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8월에는 전월비 555억원 줄면서 증가세가 사실상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잔액 자체는 여전히 42조원대의 높은 수준을 보였다. 올해 4월 말과 비교하면 8월 말 잔액은 1조6166억원 늘었다.
보험계약대출은 가입자가 납입한 보험료를 바탕으로 쌓인 해약환급금 범위에서 자금을 빌리는 상품이다. 별도의 복잡한 신용심사 없이 이용할 수 있고 기존 보험계약을 해지하지 않고도 자금을 마련할 수 있어 은행권 대출이 어려운 차주의 대체 자금창구로 활용된다.
업계에서는 최근 대출 잔액 감소의 배경 중 하나로 증시 흐름을 꼽았다. 올해 상반기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투자자금 마련을 위한 이른바 '머니무브'가 나타났고, 보험계약대출도 이 같은 자금 수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봤다.
하지만 최근 증시가 조정 국면을 보이면서 투자 목적의 자금 수요가 이전보다 둔화했다는 분석이다. 주식시장에 자금을 투입하기 위해 보험계약대출을 활용하거나 기존 대출을 추가로 늘릴 유인이 상반기보다 약해진 것이다.
향후 보험계약대출 잔액 흐름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9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보다 2조원 가까이 감소하며 올해 들어 처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5대 은행 가계대출이 1조2852억원 줄어들면서 은행권 대체 자금 수요도 둔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리 부담도 대출 수요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은 8월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리가 높아질수록 보험계약대출을 이용하는 차주의 이자 부담도 커지는 만큼 신규 대출 수요를 제한할 수 있다.
다만 생활비나 생계자금 등 계절적 자금 수요는 꾸준히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통상 연말이나 연초에는 생활비나 각종 목돈 마련을 위한 자금 수요가 늘어 보험계약대출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보험계약대출 잔액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있는 데다 주식시장이 정체되면서 자금을 추가로 빼낼 만한 수요가 이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생활비나 생계자금 등 전통적으로 꾸준한 수요가 있는 만큼, 최근의 증가폭이 정상화되면서 예년 수준으로 조정되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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