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교원 3단체 "고교학점제 혼란부터 해결하라"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교사노조·교총·전교조 공동 기자회견
국교위·교육부에 대입 개편 중단 촉구
"내신 경쟁에 과목 선택권 제약"
절대평가 확대·교원 확충 요구

전교조 제공
전교조 제공

[파이낸셜뉴스] 교사노조와 교원단체들이 고교학점제로 인한 학교 현장의 혼란을 먼저 해결하라며 대입·평가제도 개편 중단을 촉구했다.

기존 제도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수능 서·논술형 평가까지 도입하면 학생과 교사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교사노동조합연맹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원 3단체는 8일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에 고교교육 정상화 대책을 요구했다. 국교위가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을 마련하면서 대입제도 개편을 논의하는 가운데 교원 3단체가 공동 대응에 나섰다.

교원 3단체가 가장 큰 문제로 지목한 것은 고교학점제와 대입제도 간 충돌이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도록 한 제도다. 하지만 내신 성적이 대학 입시에 반영되다 보니 학생들이 배우고 싶은 과목보다 높은 등급을 받기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에 절대평가하던 진로선택과목 일부에 상대평가가 도입되면서 이런 문제가 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 규모에 따른 교육격차도 문제로 꼽았다. 교원과 학생이 적은 학교에서는 개설할 수 있는 과목이 제한돼 같은 고교학점제를 적용받더라도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수업에 차이가 생긴다는 것이다. 교원 3단체는 고교학점제 적용 첫 학생들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입을 앞두고 교육과정과 입시제도 간 불일치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능 서·논술형 문항 도입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학생들이 학교 수업에서 충분히 읽고 토론하고 글을 쓰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건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원 3단체는 교사들의 출제·채점 시간을 확보하지 않은 채 시험 방식만 바꾸면 채점 기준을 둘러싼 논란과 민원이 늘고 사교육 부담과 교육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원단체들이 공개한 설문조사에서도 제도 개선 요구가 높았다. 중등교사노조가 지난 7월 20일부터 8월 3일까지 고교 교사 119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98.2%가 고교학점제의 전면 재검토·폐지 또는 전면적인 보완을 요구했다. 전교조가 지난 9월 21일부터 10월 2일까지 실시한 조사에서도 분석 대상 고교 교사 1346명 중 70.4%가 수능 서·논술형 문항 도입에 반대했다.

송수연 교사노조연맹 위원장은 "지금의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다음 개편은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것입니까"라고 반문했다.

강주호 한국교총 회장은 "교원은 늘리지 않으면서 업무만 늘리고, 교사의 헌신으로 제도의 빈틈을 메우는 방식은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도 "교사는 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라며 현장 의견을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

교원 3단체는 진로·융합 선택과목부터 절대평가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다른 학생과의 성적 경쟁보다 과목별 학업 성취도를 기준으로 평가해 학생들이 진로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정규교원 확충과 소규모 학교의 대면 수업 보장도 요구했다. 아울러 일정 성취수준에 미달한 학생의 과목 이수를 인정하지 않는 미이수제와, 학업 성취가 부족한 학생에게 추가 지도를 실시하는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를 폐지하고 실질적인 기초학력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생활기록부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의 기재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요구도 내놨다.

교원 3단체는 교육당국에 준비와 검증이 부족한 대입·평가 개편을 멈추고 교사들이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를 구성해 개선 방안과 일정을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학생의 고등학교 3년은 되돌릴 수 없다"며 "국교위와 교육부는 미래교육을 말하기 전에 오늘의 학교부터 책임져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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