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주도 가습기살균제 배상 시작.."분담금 다툼, 피해구제 막으면 안돼"
기후부·15개 사업자 배상이행협약 체결
분담금 이견, 협의체 통해 조율
내년 상반기 사업자별 분담금 부과
[파이낸셜뉴스]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전부개정안 시행으로 국가 주도 배상체계가 본격 가동됐다. 오랜 사회적 난제였던 가습기살균제 피해 배상을 국가가 중심이 돼 풀어나가는 시작점이 마련된 것이다.
다만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향후 사업자 간 분담금 책임을 둘러싼 다툼이 피해자 배상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8일 서울 종로구 석탄회관에서 옥시레킷벤키저, SK케미칼, SK이노베이션, 애경산업 등 가습기살균제사업자 및 원료물질사업자 15개사와 '가습기살균제 배상이행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성환 기후부 장관과 사업자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피해자 배상을 위한 재원을 차질 없이 마련하는 데 있다. 사업자는 배상에 필요한 분담금을 성실히 납부하고, 기후부는 정부 출연금 예산 확보에 힘쓰기로 했다. 양측은 원료물질부터 제품 폐기까지 아우르는 전주기 화학안전망 구축에도 협력한다.
특히 분담금 등을 놓고 이견이 발생하면 협의체에서 상호 협의를 통해 해결하기로 했다. 사업자별 부담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관리하고, 재원 확보가 늦어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국가 주도 배상체계 출범이 실질적인 피해구제로 이어지려면 배상 결정뿐 아니라 지급까지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사업자별 분담금 책임을 정하는 과정이 길어지거나 분쟁으로 번지면 피해자와 유족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면서 "책임 분담에 대한 이견은 협의체에서 조율하되 이 과정이 성실한 분담금 납부와 배상 이행을 가로막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단 기후부는 이번 협약을 통해 배상재원이 차질 없이 마련돼 배상이 늦어질 수 있다는 피해자와 유족의 우려를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협약의 성과 역시 향후 분담금 부과와 납부, 배상금 지급 과정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날부터 시행된 국가 주도 배상체계에 따라 배상을 받으려는 피해자가 신청하면 건강피해와 노동력 상실률 조사 등을 거쳐 국무총리 소속 '가습기살균제 배상심의위원회'가 배상 여부와 배상액을 최종 심의·결정한다.
배상이 결정된 피해자는 배상금을 한꺼번에 받거나, 향후 치료비를 제외한 금액을 먼저 받은 뒤 치료비를 계속 지급받는 방식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신청부터 지급까지 경제적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존 구제급여 수급자는 배상을 받을 때까지 구제급여를 계속 받는다.
기후부는 배상 세부기준에 따라 배상총액을 추계하고, 이를 토대로 내년 상반기 중 사업자별 분담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김학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