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식했어도 고도근시는 평생 관리해야"...눈의 날 맞아 생애주기별 근시 관리 원칙 제시 [Weekend 헬스]
[파이낸셜뉴스] 라식이나 라섹으로 안경을 벗었더라도 수술 전 고도근시였다면 눈 건강 관리는 끝난 게 아니다. 대한안과학회는 소아기에 근시가 시작되는 시점을 늦추는 것부터 성인기 고도근시 합병증 관리까지, 생애주기별 근시 관리 원칙을 제시했다.
고재웅 대한안과학회 홍보이사(조선대병원 안과 교수)는 8일 '눈의 날'을 맞아 "근시는 안경을 맞추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성장기부터 성인기까지 계속 살펴야 할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아·청소년 근시는 현재 안경 도수만 확인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소아는 조절력이 강해 근시가 실제보다 심하게 측정될 수 있어 필요하면 조절마비제를 넣고 측정하는 조절마비굴절검사를 고려한다. 진단 뒤에는 굴절도와 안축장 변화, 가족력 등을 종합해 특수 광학설계 안경렌즈, 다초점 소프트 콘택트렌즈, 각막굴절교정렌즈, 저농도 아트로핀 점안 등 진행 억제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치료법은 효과뿐 아니라 안전성과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지도 함께 따져 선택한다.
근시가 시작되는 시점을 늦추는 효과가 가장 일관되게 확인된 생활습관은 충분한 야외활동이다. 고 이사가 소개한 중국 광저우 연구에는 12개 초등학교 1학년생 1903명이 참여했다. 연구 시작 당시 근시가 없던 학생을 분석한 결과, 수업일마다 야외활동을 40분 추가한 군의 3년 누적 근시 발생률은 30.4%로 대조군(39.5%)보다 9.1%포인트, 비율로는 약 23% 낮았다. 이 결과는 2015년 'JAMA'에 실렸다.
다만 고 이사는 하루 40분이면 충분하다거나 이미 생긴 근시의 진행을 같은 정도로 늦춘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근시가 생기기 전에는 가능하면 하루 약 2시간을 야외에서 보내고, 이미 근시가 시작됐다면 정기검사로 진행 속도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
특히 라식·라섹·스마일 등 굴절교정수술이나 안내렌즈삽입술로 안경 없이 잘 보이게 되더라도, 이미 길어진 안축장(눈의 앞뒤 길이)과 근시안의 구조적 특성까지 되돌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국제근시연구소(IMI)는 조절이 이완된 상태에서 한쪽 눈의 구면렌즈대응치가 -6.00디옵터(D) 이하인 경우를 고도근시로 정의한다. 고도근시는 단순히 안경 도수가 높은 상태에 그치지 않고 망막·맥락막·시신경의 구조적 변화를 동반할 수 있어 근시성 황반병증, 망막열공·망막박리, 녹내장, 백내장 등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유정권 대한안과학회 기획이사(고려대 안암병원 안과)는 "수술 뒤 도수가 0에 가까워졌더라도 수술 전 근시 정도와 고도근시 여부를 의료진에게 알리고, 가능하면 수술 전 검사자료를 보관하는 것이 좋다"며 "지금 잘 보이고 증상이 없더라도 근시 정도, 안축장, 연령, 가족력 등을 종합해 개인 위험도에 맞는 검진 계획을 안과 전문의와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한안과학회는 근시 관리의 흐름을 '시작을 늦추고, 진행을 줄이고, 평생 지킨다'로 정리했다. 근시가 생기기 전에는 야외활동으로 시작을 늦추고, 소아·청소년기에는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필요하면 진행 억제 치료를 하며, 성인이 된 뒤에는 망막·황반·시신경 합병증을 꾸준히 살펴야 한다. 어린 시절의 근시 관리와 성인기 눈 건강 관리를 끊어진 문제로 봐서는 안 되며, 수술로 안경을 벗은 뒤에도 수술 전 근시 정도와 고도근시 병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