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원 이하, 빚의 무한 굴레 중단"…정부, 장기 연체채권 시효 연장 관행 개선
소액 연체채권 대상 시효 완성 조건으로 대손 인정 강화
채무자 은닉재산 발견 시 예외적으로 시효 연장 허용
연체채무자 보호 및 금융회사 자산건전성 관리 기대
[파이낸셜뉴스] 앞으로 은행이 5000만원 이하의 소액채권을 대손 처리를 받으려면 처음 정해진 날짜에 소멸 시효를 끝내야 한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조치로 금융회사가 못받은 빚을 부실채권 전문회사에 넘기고, 그 회사가 다시 대부업체에 채권을 넘기는 추심 관행이 사라지길 기대하고 있다. 긴시간 추심에 시달리는 채무자를 돕는 것이다. 동시에 채무자가 숨긴 재산이 발견되는 경우엔 소멸 시효를 연장할 수 있도록 해 도덕적 해이는 막는다는 구상이다.
금융권의 소멸시효 연장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조건부 대손인정제도가 오는 12일부터 시행된다. 금융당국은 9일 금융회사가 개인 연체채권에 대해 대손 인정을 신청할 때 최초 소멸시효 완성 예정일에 시효를 완성하는 조건으로 대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금융기관채권대손인정업무세칙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도입된 해당 제도는 은행·보험사의 5000만원 이하, 저축은행·여전사 등은 3000만원 이하의 개인 소액 연체채권에 적용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발표한 '개인 연체채권 관리 강화방안'에 따라 장기연체채권의 반복 추심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채무자의 추심 부담을 줄여 신속한 경제적 재기를 지원한다는 취지다.
기존에는 금융회사가 회수 가능성이 낮은 연체채권을 추정손실로 분류하고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대손인정을 받으면 소멸시효 완성 전에도 법인세법상 손실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대손인정 이후에는 지급명령 등을 통해 소멸시효를 반복적으로 연장하며 장기연체채권을 장기간 보유하면서 추심을 지속하는 문제가 지적됐다. 대손인정은 금융회사가 어차피 못 받게 될 채권이니 세금 계산 시 제외하기 위해 받는 절차다.
개정된 '금융기관채권대손인정업무세칙'에 따라 앞으로 금융회사는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에 대해 대손인정 신청 시 소멸시효완성예정일에 해당 채권의 시효를 완성하거나 채권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대손인정을 받을 수 있다.
단 차주의 상환 등으로 시효가 연장되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 또 채무자의 은닉재산 발견 등 불가피한 사유가 발생할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소멸시효 연장이 허용된다. 예외적 연장 사유로는 채무자의 은닉재산 발견, 파산·회생절차 등 법상 불가피하게 시효가 중단되는 경우, 신복위 및 금융회사 자체 채무조정 이행 등이 포함된다.
금융회사는 조건부 대손인정 채권을 매각할 경우 지난 8월 개정된 '채권추심 및 대출채권 매각 가이드라인'에 따라 채권매각계약서에 소멸시효 완성 예정일과 시효완성 의무를 명시해야 한다. 원채권 금융회사는 양수인의 의무 이행 여부를 점검·보고해야 한다.
이번 개정안은 금융회사의 4·4분기 대손상각 신청부터 적용된다. 금융회사는 대손상각 신청 시 조건부 손비인정 채권을 신청서상 구분해 기재해야 한다.
한편, 각 업권별 소멸시효 관리 모범규준 개정안도 함께 시행된다. 조건부 손비인정 채권에 대한 금융회사의 관리절차가 구체화됐다. 소멸시효 연장 채권에 대한 재심사 제도가 신설되어, 시효 연장 이후 3년 경과 시 차주의 상환능력을 재평가하고 상환능력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소멸시효 도래 전 중도 포기가 가능하다.
[email protected] 박문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