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철수 엄마, 자가예요? 전세예요? 아님 월세?"...강남 아파트의 입주민 조사

이종배 기자
파이낸셜뉴스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최근 경기에서 서울 서초구 아파트로 이사한 A씨는 9일 본지 기자에게 황당한 경험을 소개했다. 이사한 아파트는 재건축을 추진 중인 대규모 단지이다. 그는 교육 등의 이유로 경기 집을 팔고 이사를 결정했다.

A씨에 따르면 이사를 마친 뒤 며칠 후 경비원이 방문했다. '입주민 카드' 작성을 위해서다. A씨는 입주민 카드를 작성하던 중 어떤 항목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주거 유형을 체크하는 항목이 있는데 '자가', '전세', '월세' 등을 표기토록 한 것이다. A씨는 "이게 왜 필요하냐"고 항의했지만 반드시 작성해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A씨는 "입주 때부터 내 신분이 갈리는 느낌이 들었다"며 "너무 황당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강남권 등 일부 고가 단지에서는 입주민들을 '자가·전세·월세'로 나눠 구분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가로 살든 전·월세로 거주하든 관리사무소나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신경 쓸 일이 아니"라며 "하지만 일부 고가 단지의 경우 입주자 신분을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편 가르기는 다른 분야로도 확산되고 있다. 학력과 직장, 소득에 이어 어느 아파트에 사는 지가 이성 간 만남의 조건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파트 인증을 내건 2030 전용 소개팅 앱이 운영 중이다. 이 앱은 아파트에 거주 중인 20·30대라는 사실을 확인해야 가입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강남의 고급 단지에서는 입주민 자녀 간 만남을 주선하는 모임도 확산되고 있다. 고가 단지만 모이는 동호회 활동도 보편화 되는 등 계층 구분이 더 굳혀지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설명이다. 고준석 연세대 교수는 "집값 및 소득 양극화의 씁쓸한 한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자료 : KB부동산
자료 : KB부동산

양극화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14.0배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5개 구간으로 나눴을 때 상위 20%인 5분위 아파트 평균가격을 하위 20%인 1분위 아파트 평균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9월 기준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도 6.3배를 기록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종배 기자


#강남권 #고가 단지 #자가·전세·월세 #서초구 아파트 #입주자 신분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