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필라이 "미국의 ICC 제재, 용납 불가"
"전례 없는 조치" 강력 규탄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나비 필라이 전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관(사진)이 미국의 ICC 제재에 "전례 없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규탄했다.
10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필라이는 "헤이그 국제형사재판소를 비롯한 국제 법정의 존속을 둘러싸고 긴장과 불안이 매우 크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 국가가 재판관들이 내린 사법적 명령을 이유로 그들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전날 필라이를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하며 "평화와 국제법을 증진하기 위한 노력"을 선정 이유로 밝혔다. 또한 필라이에 대해 "탁월한 용기와 청렴함으로 더 포괄적인 세계 법질서를 향한 길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 집단학살에 책임을 묻는 국제 사법체계를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었다.
발표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치스럽고 당혹스러운 일이자 노르웨이라는 나라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트루스소셜에는 친트럼프 인사가 필라이와 노벨위원회를 비난한 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8개의 전쟁을 해결했다고 주장하며 노벨 평화상에 대한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몇 시간 뒤 트럼프 행정부는 ICC의 미국 내 재산을 동결하고 운영과 IT, 연금 관련 거래를 제한하는 제재를 발표했다. 미국은 이미 ICC 재판관과 관계자 17명을 제재한 바 있으나, 이번에는 재판소 자체를 기관으로서 제재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ICC가 미국인들을 기소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불량 재판소와의 거래를 금지하고, 자원을 차단하며, 운영 능력을 마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ICC는 이번 조치에 "법치와 국제 법질서의 근간에 대한 공격"이라고 반발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ICC가 핵심 기둥을 이루는 국제 형사사법 정의에 대한 심각한 타격"이라고 했다. 영국과 캐나다, 덴마크,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네덜란드 역시 "유감을 표하며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홍채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