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비판에 폭주… 트럼프, 우크라 수장 교체 주장 파문 [트럼프-푸틴 '경유딜']
젤렌스키 "푸틴에 생일선물 주나"
트럼프 "새 지도자 가져야" 압박
동맹간 정보지원 중단 으름장도
美 여야 "악마와 거래" 거센 반발
다음 달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 경유 가격을 잡기 위해 러시아와 손을 잡으면서 나라 안팎에서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는 해당 합의를 비난하는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겨냥해 "새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으며, 정보지원 중단까지 검토한다고 알려졌다.
영국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젤렌스키를 공격했다. 그는 "젤렌스키는 이 전쟁을 여러 번 끝낼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걸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젤렌스키에게 '러시아에 대해 원하는 대로 하라. 다만 전 세계적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러시아 정유소를 공격하지 말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그런데 그는 세계에 문제를 일으키고 싶어 하고, 우리 농부와 목장주들에게 문제를 일으키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는 최근 미국 내 경유 가격이 치솟아 민심이 흔들리자 경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일으킨 이란전쟁이 경유 가격과 무관하다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소를 공격해 경유 가격이 올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9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잠시 해제한다며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미국 및 국제 시장에 경유를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젤렌스키는 미국 매체 악시오스를 통해 이번 합의가 "푸틴에게 주는 생일 선물 같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10일 백악관에서 "내가 우크라이나에 제안하는 게 뭔지 아나. (종전)합의를 할 수 있는 새로운 지도자를 가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국토의 30%를 잃었고 100만명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그 전쟁은 결코 시작돼선 안 되는 전쟁이었고, 우크라이나는 새 대통령을 맞이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를 포함한 미국 대표단은 9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우크라이나 측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멈추라고 요구했다. 미국 측은 정유시설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핵심정보 공유를 중단한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의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은 트럼프 발언 당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적었다.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를 재확인했다. 10일 유럽연합(EU)의 카야 칼라스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지금은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완화할 때가 아니며, 유럽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영국 총리실은 앤디 버넘 총리가 젤렌스키와 통화했다면서 "영국은 계속해서 대러시아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뉴욕주)는 9일 X에 "트럼프는 위태로워진 정치적 운명을 구하려 악마와 거래하고 있다"고 적었다. 민주당의 매들린 딘 하원의원(펜실베이니아주)도 X에 "트럼프는 우리 동맹국이 대가를 치르는 동안 러시아의 전쟁기계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0일 공화당의 댄 설리번 상원의원(알래스카주)은 성명에서 "고유가 문제의 해답은 미국의 에너지 주도권 확보에 있다"며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대신 알래스카의 에너지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의 돈 베이컨 하원의원(네브래스카주)은 이번 합의가 "대통령의 중대한 실책"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공화당 브라이언 피츠패트릭 하원의원(펜실베이니아주)은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차단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하고 하원 표결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