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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재계약 ‘0’… 한화 ‘사령탑 잔혹사’ 김경문도 못피했다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김경문 감독·손혁 단장 동반 사퇴
작년 19년만에 KS 진출 이끌었지만
올해 9위로 추락하며 재계약 실패
한화 "신속하게 후임 인선 예정"
차기 감독에 류지현 등 하마평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 뉴시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 뉴시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사령탑 잔혹사가 결국 올해도 되풀이됐다.

부임 2년 차였던 지난해, 팀을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로 이끌며 명가의 부활을 알렸던 김경문 감독마저 끝내 '감독의 무덤'이라 불리는 한화의 지독한 징크스를 넘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한화 구단은 1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최종전을 끝으로 제14대 김경문 감독과 손혁(53) 단장이 계약 만료에 따라 팀을 떠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24년 6월 성적 부진으로 사퇴한 최원호 전 감독의 뒤를 이어 3년 총액 20억 원의 조건으로 독수리 군단의 지휘봉을 잡았던 김 감독은 이로써 3년간의 계약 기간을 마치고 팀을 떠나게 됐다.

당초 야구계 안팎에서는 김 감독의 재계약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부임 첫해 어수선했던 팀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한 데 이어, 이듬해인 2025시즌에는 팀을 정규시즌 2위에 올려놓으며 2006년 이후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그러나 대권 도전을 선언하며 야심 차게 출발한 운명의 2026시즌, 한화는 뼈아픈 추락을 겪었다. 비시즌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100억 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해 국가대표 거포 강백호를 영입하며 타선을 크게 강화했지만, 정작 팀을 단단하게 지탱해야 할 마운드의 연쇄 붕괴가 발목을 강하게 잡았다. 1선발과 2선발이었던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가 미국으로 떠났고, 믿었던 핵심 불펜 자원들마저 단체로 흔들리며 마운드의 균열을 막지 못했다.

마운드의 난조 속에 한화는 끝없는 패배의 수렁에 빠졌고, 결국 최종 성적 57승 4무 83패, 승률 0.407이라는 성적표와 함께 리그 9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구단의 막대한 투자와 팬들의 드높았던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한 올 시즌의 저조한 성적은 결국 양측이 결별을 택하는 가장 결정적인 사유가 됐다.

김 감독이 물러나면서 한화는 사령탑 재계약 실패라는 씁쓸한 꼬리표를 무려 20년째 떼어내지 못하게 됐다. 한화에서 감독과 재계약을 체결한 사례는 2006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직후 김인식 전 감독과 맺은 3년 14억 원의 계약이 마지막이다. 이후 한화를 거쳐 간 수많은 명장들은 예외 없이 씁쓸한 뒷모습을 남긴 채 팀을 떠나야만 했다.

한국 프로야구의 거목인 김응용(1554승), 김성근(1388승) 전 감독조차 한화에서는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거나 최하위의 멍에를 쓴 채 물러났다. 역대 3번째로 1000승 고지를 밟은 명장 김경문 감독(통산 1078승)마저 이 지독한 사령탑 징크스를 피해 가지 못한 셈이다.

김 감독과 더불어 손혁 단장 역시 약 5년 만에 한화와의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2021년 12월 전력강화 코디네이터로 합류한 뒤 2022년 10월 단장으로 승격해 선수단 개편과 굵직한 FA 영입을 주도했던 손 단장은 올 시즌 성적 부진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계약 만료와 함께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합의했다.

체질 개선과 성적 반등이라는 막중한 과제를 다시 한번 떠안게 된 한화 구단은 "신속하게 후임 인선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차기 사령탑으로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진출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검증받은 류지현 전 야구대표팀 감독이 후보군으로 하마평에 강하게 오르내리고 있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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