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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곽빈·최민석 기다리는 지옥행" KIA-LG 3위 끝장 승부… 홈런왕·다승왕 다 걸린 역대급 최종전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양현종 vs 임찬규, 3위 놓고 마지막 승부
승자는 준PO 직행, 패자는 와일드카드행
김도영·힐리어드 홈런왕 경쟁도 최종 결판
15승 임찬규, 단독 다승왕까지 정조준

KIA 타이거즈 투수 양현종. 뉴스1
KIA 타이거즈 투수 양현종. 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보다 더 잔인하고, 이보다 더 극적인 144번째 경기가 KBO리그 역사상 존재했을까.

단순히 한 시즌의 문을 닫는 정규시즌 최종전이 아니다. 가을야구의 출발선이 천국과 지옥으로 나뉘고, 시즌 내내 맹렬하게 타올랐던 홈런왕과 다승왕, 나아가 정규시즌 MVP의 향방까지 단 한 경기에 모두 걸려 있다. 어지간한 포스트시즌 7차전보다 더 숨 막히는 '역대급 데스매치'가 광주벌에서 펼쳐진다.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는 12일 오후 6시 30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양 팀 선발로 예고된 '대투수' 양현종(KIA)과 '토종 에이스' 임찬규(LG)의 어깨에는 무려 세 가지의 거대한 운명이 짓누르고 있다.

첫 번째이자 가장 잔혹한 운명은 바로 '3위 탈환'과 '와일드카드 지옥행'이다. 전날 KIA가 롯데전에서 불의의 만루포를 맞고 패배하면서 양 팀의 승차는 불과 0.5경기로 좁혀졌다. 경우의 수는 단순하다. 비기거나 이기면 KIA가 3위, LG가 무조건 이기면 LG가 3위다.

경기 주시 하는 이범호 감독. 연합뉴스
경기 주시 하는 이범호 감독. 연합뉴스

승자는 17일부터 열리는 준플레이오프(준PO)에 선착해 꿀맛 같은 재정비 시간을 갖는다.

하지만 진짜 공포는 4위로 추락하는 패자에게 기다리고 있다. 4위는 단 하루를 쉰 뒤 14일부터 5위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러야 한다. 현재 두산은 와일드카드 1차전에 '국대 에이스' 곽빈, 2차전에 다승 2위 최민석이라는 필승 원투펀치를 완벽하게 장전해 놓고 기다리는 중이다.

투수진이 바닥난 상태로 이 무시무시한 두산의 1-2선발을 연달아 상대해야 하는 것은 그야말로 '가을야구 지옥'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과 같다. 양 팀 모두 사활을 걸고 오늘 3위를 확정 지어야만 하는 결정적 이유다.

홈런왕 등극에 빨간불이 켜진 김도영. 연합뉴스
홈런왕 등극에 빨간불이 켜진 김도영. 연합뉴스

두 번째 운명은 정규시즌 MVP 판도까지 뒤흔들 '홈런왕 타이틀'이다. KIA의 '야구 천재' 김도영은 올 시즌 내내 압도적인 페이스로 홈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 하지만 막판 무서운 괴력을 발휘한 샘 힐리어드(KT)가 전날 경기에서 기어코 44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김도영의 턱밑을 넘어 공동 1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미 타점 부문 1위(139타점)를 예약한 힐리어드가 홈런왕까지 독식한다면, 김도영의 MVP 대관식에도 치명적인 금이 갈 수밖에 없다. 시즌 내내 왕좌를 지켜오다 마지막 날 타이틀을 뺏기는 것은 선수 개인에게도 아픈 상처다. 팀의 3위 수성과 자신의 MVP 도전을 위해, 김도영의 방망이는 오늘 기필코 담장을 넘겨야만 한다.

단독 다승왕 등극을 노리는 임찬규. 연합뉴스
단독 다승왕 등극을 노리는 임찬규. 연합뉴스

마지막 세 번째 운명은 LG 선발 임찬규의 '생애 첫 단독 다승왕' 도전이다. 현재 임찬규는 15승으로 고영표(KT)와 다승 부문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고영표의 잔여 등판 일정이 모두 끝났다는 것이다. 즉, 임찬규가 오늘 KIA 타선을 잠재우고 승리 투수가 된다면 시즌 16승 고지를 밟으며 데뷔 후 처음으로 '단독 다승왕' 타이틀을 품에 안게 된다. 팀을 수렁에서 건져내 3위로 준PO에 직행시키고, 개인 타이틀까지 싹쓸이할 수 있는 임찬규 야구 인생 최고의 무대가 열린 셈이다.

이를 저지해야 하는 KIA의 선발은 '현역 최다승(198승)'에 빛나는 관록의 양현종이다. 개인 타이틀을 떠나, 안방에서 팀의 4위 추락을 온몸으로 막아내야 하는 묵직한 십자가를 짊어졌다.

임찬규의 오른팔에는 16승 다승왕과 팀의 3위가, 김도영의 방망이에는 홈런왕과 MVP가, 그리고 양현종의 어깨에는 타이거즈의 준PO 직행이 걸려 있다.

144경기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는 날, 패배하는 자는 곽빈과 최민석이 기다리는 끔찍한 와일드카드 지옥으로 끌려간다. KBO리그 역사에 남을 가장 숨 막히는 최종전의 플레이볼이 임박했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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