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입사 다음 날 "사표 쓸게요"…14명 '우르르' 퇴사한 공공기관, 어디길래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마약류 중독자의 상담과 재활을 맡고 있는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신규 직원들의 퇴사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7월 같은 날 입사한 22명 중 64%(14명)가 8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그만뒀고, 입사 다음 날 퇴사한 직원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다.

마약퇴치운동본부 입사동기 22명 중 14명 8개월 만에 퇴사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받은 입·퇴사자 현황 자료에서 이러한 사실이 확인됐다.

본부는 지난해 7월 7일 22명을 채용해 이 중 17명을 지역 중독재활센터인 함께한걸음센터와 1342 용기한걸음센터 등 재활·상담 관련 부서에 각각 배치했다. 그러나 이들 중 24시간 마약 상담전화(1342) 센터의 한 직원은 입사 다음 날 그만뒀고, 경남 함께한걸음센터의 한 직원은 입사 나흘 만에 퇴사했다.

조기 이탈은 신규 인력 전반에서 심각한 수준이었다. 지난해 계약직을 포함한 전체 퇴사자는 49명으로, 이 중 35명(71%)이 입사 1년을 채우지 못했다. 올해도 8월까지 퇴사한 27명 가운데 7명은 입사 3개월 이내에 그만뒀다.

특히 마약 중독자의 상담과 사회복귀를 직접 담당하는 재활 부서에서 퇴사자가 많았다. 지난해 퇴사자 49명 가운데 함께한걸음센터와 중독재활팀 등 재활 관련 부서 퇴사자는 29명(59%)으로 집계됐으며, 올해 8월까지 퇴사한 27명 중 15명(56%)이 재활 부서 직원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024년에는 9월 23일 입사자 8명 가운데 재활 부서에 배치된 정규직 신입 7명 중 6명이 퇴사했고, 이 중 3명은 입사 두 달도 안 돼 그만둔 것으로 확인됐다.

마약 중독 재활 업무 구멍... 퇴사 원인조차 파악 못해

마약 중독 재활은 중독자와 오랜 시간 신뢰 관계를 쌓으며 상담과 사례 관리, 사회 복귀를 지원하는 일을 하는데, 담당자가 자주 바뀔 경우 전문성이 쌓이지 않을 뿐 아니라 재활 중인 중독자가 상담자를 계속 새로 만나야 하는 문제도 생긴다. 그러나 재활 부서에서 잇따라 퇴사자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2024년 마약퇴치운동본부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하고 지역 중독재활센터(함께한걸음센터)를 3곳에서 17곳으로 늘렸지만, 전문 인력은 정작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본부는 퇴사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퇴사자 49명 중 42명(86%)의 퇴사 사유가 '개인 사유'로만 기록됐다.

이에 대해 허 의원은 "마약 중독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정부가 재활 인프라를 늘리고 있으나 같은 날 입사한 직원 절반이 1년도 못 버티고 떠나는 구조로는 제대로 된 재활체계를 만들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퇴사 원인을 전면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보수와 근무 체계, 심리지원 등 실효성 있는 처우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mail protected] 김수연 기자


#마약퇴치운동본부 #퇴사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