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민주당 지지율 동반 하락…안보·민생 악재에 여권 위기감 고조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나란히 하락하면서 정부·여당의 '레임덕 위기'가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과 연이은 장관 후보자 낙마, 전·월세 및 아파트값 상승 등 악재가 겹겹이 쌓이면서다. 특히 추미애 경기지사·김용민 의원 등 자당 소속 강경파, 조국혁신당 인사들과의 강대강 대립이 이어지면서 진보 진영의 분열 또한 가속화되고 있다. 여권이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선 결국 민생·외교에서의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정감사 기간 DMZ 지뢰 폭발·우크라이나 외교 갈등·국가정보원 패싱 논란 등 외교·안보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이재명 정부·민주당 국정 동력에 차질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농지 전수조사·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추진·집값 상승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논란이 발생하면서 정부·여당의 지지율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
이날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6~8일 전국 18세 이상 1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지난주보다 2.2%포인트(p) 하락해 35.2%로 집계됐고, 부정 평가는 61.4%인 것으로 나타났다. 7~8일 전국 19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은 35.5%를 기록했다. 지난 조사에 비해 7.0%p 떨어진 것이다. 국민의힘은 41.3%로 2.9%p 오르면서 지지율 역전이 벌어졌다.
이에 대해 김봉신 메타보이스 대표는 파이낸셜뉴스에 "안보 이슈들이 보수 성향 유권자들을 자극하면서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당대회 이후 정청래 전 대표 지지자 등 강경한 검찰 개혁 등을 지지한 유권자들 일부가 효능감보다는 열패감을 느끼는 과정을 겪으면서, 하나로 뭉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정치권에서도 설왕설래가 오갔다. 정부·여당이 '모두의 대통령', '모두의 민주당'을 외쳤지만 실패를 거듭하면서 중도·보수는 물론 당원들의 지지도 잃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옹호·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호르무즈 해협 파병 등 논란 등은 진보 진영의 분열을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문제들에 대해서는 진보 진영으로 분류되는 조국혁신당·진보당·정의당 등에서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 내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내년 열리는 재보궐선거에서 승리를 담보할 수 없고, 2028년 총선에서는 참패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만일 오세훈 서울시장 대법원 판결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되더라도 다시 패배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지금 상황이 지속된다면 총선 패배는 불가피할 수 있다"며 "대통령은 국민 통합을 위한 행보에 나서야 하고, 당 의원들은 분열을 자초하지 않고 국정 성과를 내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짚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공세 수위를 높이는 분위기다. 특히 대구 상가 천장 붕괴 사고 발생 당일 이 대통령이 골프를 친 것과 과도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을 겨냥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요즘 이 대통령 관심사는 골프와 SNS밖에 없는 것 같다"며 "해군 장병이 바다에 빠져 죽어갈 때도 골프를 쳤고, 상가가 무너져 어르신들의 생명이 위태로울 때도 가족과 골프를 쳤다"고 비판했다. 주진우 의원은 이 대통령 골프 논란을 겨냥한 '골프 특검법' 발의를 예고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에 이은 특검 공세를 이어가는 셈이다. 다만 국민의힘의 눈에 띄는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만큼 장 대표 체제의 존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지만, 현재는 대여 투쟁에 집중할 시기라는 공통된 인식 하에서 당내 분열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정부·여당이 국정 동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결국 민생·외교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다만 연말까지 이어지는 국감·예산·세제 정국은 통상적으로 여권에 불리한 경향이 있어왔던 만큼 반전 모멘텀을 마련하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 대표는 "반도체 특수가 있다고 하지만 서민·중산층까지 혜택이 골고루 나눠지는 상황은 아닌데, 서민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며 "민생·외교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거나, 위기의식이 발현돼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email protected] 이해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