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형사사법 대전환 후 첫 경찰청 국감…경찰 부실수사·늑장수사 도마

김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동훈 딸 의혹 전면 재수사 검토
김병기·방시혁 사건 수사 지연 질타
경찰청장 장기 공석에도 우려 제기

1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대상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대상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이후 처음 열린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경찰의 부실·편파 수사와 수사 지연 문제가 집중적으로 도마에 올랐다. 한동훈 의원 딸의 허위스펙 의혹과 관련해서는 전면 재수사와 당시 수사라인 감찰 가능성이 거론됐다. 경찰청장 공석(대행체제)이 장기화하면서 조직 운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경찰은 확대된 수사 권한에 걸맞은 책임을 강조하면서 수사 전문성 강화와 내부 통제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동훈 의원 딸의 허위스펙 의혹에 대한 전면 재수사를 요구하자 "법과 원칙에 따라 절차대로 했다고 생각하지만 새로운 사실관계가 드러나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1년 8개월 동안 단 한 건의 압수수색 영장도 없고 참고인 조사도 없었다"며 "고발한 사람만 조사하는 게 1년 8개월간 조사 맞느냐. 이게 봐주기 수사가 아니면 뭐냐"고 지적했다. 이에 김 대행은 당시 수사 방식에 대해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적극적인 수사 노력이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이 경찰 차원에서 당시 수사라인 감찰을 요구한 데 대해서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경찰의 주요 사건 수사 지연 문제도 쟁점이 됐다.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병기 의원 사건을 거론하며 "왜 이렇게 늦어지느냐. 혹시 권력 눈치를 보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방시혁 하이브 의장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가 22개월간 진행된 점을 지적했다. 검찰과 경찰의 혐의 적용을 둘러싼 이견에 대해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검찰과 경찰이 봤던 판단 내용이 달랐던 것뿐"이라며 "최종적으로는 경찰 판단에 따라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송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수사 지연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김 대행은 정보 유출과 관련해 중국 측과 협의하고 있으며 국제공조를 통해 관련 사항을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청장 공석이 장기화하는 데 대한 우려도 나왔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직무대행 체제로 국정감사를 치르게 된 점을 지적하며 "대행 체제로 운영하는 것 자체가 정상적인 조직 운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신임 경찰청장 임명을 미루는 배경에 대해 공식적인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도 경찰청장 임명 지연에 우려를 표했다. 박 의원이 직무대행 체제에서 조직 운영에 문제가 없는지 묻자 김 대행은 "현안 업무를 챙기는 데 특별한 문제는 없다"고 답했다.

수사 인력과 전문성 확보 방안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사 업무량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전문인력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김 대행은 "조직진단을 통해 비수사부서와 기동대 등에서 인력을 재배치하고 있다"며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도 하고, 수사지원 AI를 통해 인력 효율화도 도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현장 압수수색의 적절성도 도마에 올랐다.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은 영아 사망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지난달 30일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를 압수수색한 데 대해 진료 방해 우려를 제기하며 별도의 수사 지침 마련을 요구했다. 김 대행은 "수사에 있어 성역은 존재해선 안 된다"면서도 수사자료의 완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관계기관과 가이드라인을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경찰 수사 과정의 인권 보호 문제도 제기됐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 이후 피해자가 숨진 안산 아르바이트생 성폭행 사건을 거론하며 부실수사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준강간 사건에 특화된 수사 매뉴얼 마련을 요구하자 김 대행은 "준강간 사건에 대해 종합적인 매뉴얼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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