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000달러 보장" 캄보디아 갔더니…'로맨스스캠' 조직원 됐다 [사기꾼들]
로맨스스캠 조직서 피해자 유인
이성인 척 접근해 가짜 투자 유도
3개월 활동 대가로 5000달러 받아
法 "범죄단체 가입·활동" 징역 3년
[파이낸셜뉴스] "동남아에서 사이트 관련 일을 하면 매달 2000달러 이상 벌 수 있다."
지난해 1월 A씨가 지인으로부터 받은 해외 취업 제안이다. 구체적인 업무도 모른 채 한 달 뒤 캄보디아로 향한 A씨가 도착한 곳은 이성을 가장해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가짜 투자를 유도하는 '로맨스스캠' 범죄조직이었다.
A씨는 피해자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 뒤 투자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유도하는 '채터' 역할을 맡았다. 법원은 A씨가 사기 범행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범죄조직에 가입해 활동했다고 판단했다.
조직은 총책과 관리자, 피해자에게 직접 접근하는 '채터' 등으로 역할을 나눴다. 총책은 사무실과 범행 장비를 마련하고 범죄수익을 관리했으며 관리자들은 조직원을 교육하고 범행을 지시했다.
채터들은 피해자에게 펀드매니저를 소개해주겠다며 투자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유도하고 주식 종목을 추천하는 등 실제 투자가 이뤄지는 것처럼 속여 투자금을 입금하도록 했다.
A씨 역시 채터로 활동하며 피해자에게 접근할 계정을 관리하고 가짜 투자 애플리케이션 설치와 단체 대화방 참여 등을 유도했다. 조직원들은 매달 300만원 상당의 급여와 범행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받기로 했다.
조직은 캄보디아 현지에 사무실과 숙소를 마련하고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 범행 장비를 갖췄다. 조직원 이탈을 막기 위해 사무실 입구에는 경비도 배치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7일~5월 14일까지 현지 숙소와 사무실에서 생활하며 조직원으로 활동했다. 약 3개월간 받은 돈은 총 5000달러였다. 법원은 이를 범죄수익으로 보고 원화로 환산한 674만원을 추징하도록 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단독 재판부는 범죄단체가입·활동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674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판결은 지난달 15일 선고됐다.
재판부는 "전기통신을 이용한 조직적인 보이스피싱 범죄는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범행으로 그 피해자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힐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미치는 폐해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가 사회적 해악이 큰 범행을 목적으로 하는 범죄단체에 가입해 활동한 만큼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한 점과 가족·지인들이 선처를 탄원한 점,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
[email protected] 이동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