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 미사일 떨어졌는데 축구하러 가라고?" 사우디 원정 앞둔 모레노호 '초비상'… 아시안컵도 개최 불투명
리야드 공항 연이은 미사일 피격… 사상자 300명 훌쩍 넘긴 중동 '아비규환'
외교부 '출국 권고' 3단계 격상… 11월 사우디 평가전 사실상 '올스톱' 위기
내년 1월 사우디 아시안컵 정상 개최도 '빨간불'
[파이낸셜뉴스] 중동의 화약고가 결국 한국 축구의 발등에도 불을 떨어뜨렸다.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연일 미사일이 날아들며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당장 11월 사우디 원정 평가전을 준비하던 축구대표팀 일정에 비상이 걸렸다. 더 나아가 내년 1월로 예정된 2027 AFC 아시안컵의 정상 개최 여부마저 불투명해졌다.
사우디 리야드의 킹 칼리드 국제공항은 지난 10일 예멘 친이란 반군 후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이 참사로 다국적 민간인 13명이 숨지고 300여 명이 다치는 등 일대가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하루 뒤인 11일에도 정체불명의 발사체가 공항 터미널을 타격해 1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당했다. 리야드 도심 한복판에서도 연쇄 폭발음이 들리는 등 사우디의 안보 위기는 현재 최고조에 달해 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자, 우리 외교부는 11일 오후 10시를 기해 사우디 전역에 대한 여행경보를 3단계인 '출국 권고'로 전격 상향 조정했다. 외교부는 "긴요한 용무가 아닌 한 출국하고, 여행 예정자는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당장 직격탄을 맞은 곳은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다. 대표팀은 내년 1월 아시안컵 모의고사의 일환으로 오는 11월 A매치 기간(9~17일)에 사우디를 방문해 현지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를 계획이었다. 지난 7일 사우디 매체 '알리야디야' 역시 사우디 대표팀이 11월 한국, 우즈베키스탄과 친선경기를 갖는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가 직접 '출국 권고'를 내린 위험 지역으로 국가대표 선수단을 파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불과 한 달 남은 시점에 새로운 평가전 상대와 제3의 장소를 섭외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워 대한축구협회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내년 1월 7일 개막하는 2027 AFC 아시안컵이다. 참사가 발생한 리야드는 이번 아시안컵의 핵심 개최 도시 3곳 중 하나다.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축구계 안팎에서는 아시안컵 개최지 변경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중동 분쟁 격화 당시, 영국 매체 가디언 등은 사우디에서의 개최가 불확실해짐에 따라 호주가 대체 개최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12일 "아시아축구연맹(AFC)과 긴밀히 소통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아시안컵은 AFC의 결정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11월 대표팀의 원정에 대해서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내부 논의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라운드 밖에서 터진 대형 악재에 모레노호의 스텝이 단단히 꼬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