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사장 "삼성·SK 전기요금 25조 선납 제안, 사채 발행한도 축소 목적" [李정부 2년차 국정감사]
한국전력
"한전채 발행 한도 축소
내년말 전기료 인상 필요"
"호남반도체 전력망 비용
한전 20%·삼전닉스 80% 부담"
한국전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25조원 규모의 전기요금 선납을 제안한 것은 사채 발행한도를 맞추기 위해서였다. '호남 반도체 전력망 건설 재원'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내부검토에는 사채 한도와 이자비용 관리가 목적으로 적혀 있었다.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전 국정감사에서는 선납 제안의 배경이 집중 거론됐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부채가 210조원이 넘는 한전이 자체 문제를 해결하려고 호남 반도체 사업을 빌미로 선납을 요구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한전은 사채 문제를 인정했다. 김재군 한전 전력계통부사장은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5배까지인 사채 발행한도를 특례가 끝나는 2027년 말까지 2배 이하로 줄여야 한다"며 "20조원 이상을 선납받으면 한도를 넘지 않을 수 있어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김동철 한전 사장도 "사채 발행 배수를 2배 이내로 유지하는 게 가장 큰 문제인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부채와 누적 적자가 쌓여 있지만 전력망 투자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자체 수입과 차입금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납의 명분이 된 전력망 비용구조도 공개됐다. 김 사장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1단계 전력공급 설비에 1조4000억원이 들고, 공용망에 해당하는 한전 부담은 20%에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전용선로 비용은 실사용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진다. 다만 반도체특별법은 클러스터 기반시설 비용의 50~100%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 사장은 국가지원이 이뤄지면 그에 따르고, 지원이 없으면 한전과 두 기업이 전력 사용 비중에 따라 나눠 낸다고 설명했다.
대미 원전 투자도 도마에 올랐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에 한국형 원전을 지을 때 웨스팅하우스에 줄 기술사용료와 용역·핵연료 대가가 1기당 20억달러(약 2조6700억원)로 조정됐다"며 "체코 두코바니 원전보다 불리한 조건이 아니냐"고 물었다. 두코바니는 1기당 기술사용료 1억7500만달러로 알려져 '매국 계약' 논란이 일었다. 김 사장은 "20억달러는 상한 가이드라인으로, 다 지급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 인수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봤다. 김 사장은 "지분을 확보하면 웨스팅하우스는 물론 미국 정부와의 관계도 원만해져 미국과 제3국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실사를 거쳐 합리적인 범위에서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이유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