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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자본, 日기업 인수에 53조원…9개월만에 작년 상회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1~9월 일본 기업 M&A 3883건 역대 최다
엔저·사업 재편에 내년 증세 앞둔 매각도 늘어

일본 도쿄 전경. 출처=연합뉴스
일본 도쿄 전경. 출처=연합뉴스
외국 자본, 日기업 인수에 53조원…9개월만에 작년 상회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 외국계 자본의 일본 기업 인수액이 올해 들어 9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규모를 넘어섰다. 엔화 약세와 일본 기업의 사업 재편이 대형 인수를 촉진한 데다 내년 고소득자 증세를 앞두고 창업자와 기업 소유주의 매각도 늘었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M&A 조사업체 레코프데이터가 집계한 올해 1~9월 일본 기업 관련 인수·합병(M&A)은 3883건으로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다였다. 해외 투자자의 일본 기업 인수는 326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외국계 자본의 인수액은 약 6조2000억엔(약 52조7000억원)으로 40% 늘었다. 지난해 연간 금액을 웃돌았으며 역대 연간 실적과 비교해도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반면 일본 기업 관련 전체 M&A 금액은 22조엔(약 187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 줄었다. 지난해 NTT의 NTT데이터그룹 완전자회사화 등 대규모 재편이 집중된 데 따른 기저효과다.

외국계 사모펀드의 대형 인수가 두드러졌다. 미국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는 약 5900억엔(약 5조150억원) 규모로 일본판유리를 인수해 비상장회사로 전환했다. KKR 등은 대형 화학업체 다이요홀딩스를 약 5000억엔(약 4조25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음식점 정보 서비스 '다베로그'를 운영하는 가카쿠닷컴을 놓고는 인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유럽계 EQT가 주식공개매수(TOB)에 나선 가운데 라인야후가 미 베인캐피털과 손잡고 경쟁 제안을 내놓으면서 가격 인상 경쟁으로 이어졌다.

해외 펀드들은 일본 투자 재원도 늘리고 있다. EQT는 지난 4월 156억달러(약 20조8400억원) 규모의 아시아·태평양 전문 펀드를 조성했다. 일본에서 수천억엔을 투자할 여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베인캐피털도 지난 5월 105억달러(약 14조원) 규모의 아시아펀드 조성을 발표하고 절반 가량을 일본에 배정할 방침을 밝혔다.

일본 대기업의 사업 분리·매각도 거래를 늘리고 있다.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는 전자회로 작동에 필요한 타이밍 부품 사업을 미 사이타임에 매각했다. 올해 7~9월 분기에 약 4433억엔(약 3조7681억원)의 매각이익을 반영할 예정이다.

미 워버그핀커스는 학생주택 업체 JSB를 약 2000억엔(약 1조700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일본 재진출 이후 첫 상장폐지 목적 인수다.

엔저는 해외 투자자의 인수 부담을 낮췄다. 여기에 도쿄증권거래소가 2023년 상장기업에 주가순자산비율(PBR) 개선을 요구하면서 비핵심 사업을 매각하고 자본 효율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확산했다.

시티그룹증권의 기요타 료 투자은행 부문 공동대표는 "경제산업성이 2023년 발표한 기업 인수 행동지침으로 일본 M&A 시장이 국제적 관행에 한층 가까워졌다"며 시장이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 고소득자 추가 과세 제도인 '미니멈 택스' 강화도 매각을 앞당기는 요인이다. 적용 기준이 낮아지고 세율이 높아지면서 창업자와 기업 소유주들이 세 부담 증가 전에 지분이나 사업을 처분하려는 것이다. 복수의 투자펀드는 기업 소유주들의 매각 문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1~9월 사업승계 목적 M&A는 833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7년 이후 가장 많았다.

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증가는 변수다. 다만 일본 금리가 다른 나라보다 여전히 낮아 인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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