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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잃어버렸나요? 여기 둘게요"…성곽길 틈새에 꽂아둔 외국인의 '배려' [따뜻했슈]

성민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70대 A씨가 외국인 여성 카테리나 씨에게서 전달받은 사진. 카테리나 씨는 습득한 카드지갑(왼쪽)을 낙산공원 성곽 틈새에 넣어두고 위치를 빨간색 화살표로 표기해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사진=독자 제공
70대 A씨가 외국인 여성 카테리나 씨에게서 전달받은 사진. 카테리나 씨는 습득한 카드지갑(왼쪽)을 낙산공원 성곽 틈새에 넣어두고 위치를 빨간색 화살표로 표기해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사진=독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서울 낙산공원에서 카드지갑을 분실했던 70대 남성이 한 외국인 여성의 세심한 배려로 지갑을 무사히 되찾은 사연이 전해졌다.

"이 지갑 당신건가요?" 낯선 외국인에게서 온 메시지

13일 본지 독자 제보에 따르면 70대 A씨는 한글날 연휴였던 지난 9일 옛 직장 입사동기들과 함께 서울 종로구 낙산공원 둘레길을 찾았다가 낯선 외국인에게서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카테리나(Katerina)'라는 이름의 외국인 여성이 보낸 메시지로 '당신의 지갑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Hello. Is it yours?(안녕하세요. 당신의 지갑인가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습득한 카드지갑의 사진을 보내왔다.

그때서야 A씨는 자신이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카테리나 씨는 지갑 안에 들어있던 명함을 확인해 A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I found it in Naksan Park. There was business card with that number inside. I left it here(저는 낙산공원에서 지갑을 발견했어요. 안에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이 있더군요. 지갑은 여기 둘게요)"라며 지갑을 넣어둔 성곽 틈새를 빨간색 화살표로 표시한 현장 사진을 첨부했다.

부랴부랴 낙산공원 다시 갔더니 그 자리에 지갑이

둘레길 트래킹을 마치고 식사 중이던 A씨는 해당 메시지를 확인하고 부랴부랴 낙산공원 산성을 다시 올랐다.

메시지를 받고 1시간이나 지났지만 성곽 틈새에 놓인 지갑은 지나가는 이의 손길을 타지 않고 사진 속에 표시된 그 자리에 남아있었다.

지갑을 무사히 되찾은 A씨는 카테리나 씨에게 "Ms. Katerina! Today is wonderful day!(오늘은 정말 멋진 날입니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진에 위치 표시까지, 감사의 뜻 전하고 싶어" 제보

A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인분이 직접 전화번호를 등록해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내주고, 사진에 위치까지 표시해 준 세심함에 너무나 감사했다"고 전했다.

분실한 지갑 속에는 명함, 아파트 출입키와 함께 과거 심장수술을 받은 '병원 응급처치 카드'가 들어있어 A씨에게는 없어서는 안되는 물건들이었다고 한다.

특히 해당 지갑이 고가의 명품 지갑이었음을 밝힌 A씨는 "나쁜 마음을 먹었다면 지갑만 슬쩍 챙길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1시간 넘게 야외에 방치되어 있었음에도 아무도 가져가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있었다는 사실에도 새삼 감동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에 거주하는 분인지 관광객인지는 알 수 없지만, 꼭 감사의 뜻이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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