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美 마스가 함정 1·2번함 국내 건조"…안보는 '사이버 해킹' 비상
이용철 청장 '핀란드 모델' 적용, 3번함 현지 생산 시 국내 부품 진출 모색
2021년 이후 방산 자료 유출 63건, 74%가 2024년 이후 주로 사이버 공격
민홍철 의원 맹공에 "G2G 협력 가동, 범정부 전담 컨트롤타워 미진함 인정"
유용원 의원, 北 추정 해킹 등 지적…방사청 "로그기록 없어 확인 불가 15건"
한화 KAI 인수 가능성엔 "국익·독점 리스크, 규모의 경제 등 따질 것" 신중론
[파이낸셜뉴스] 13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이어진 국회 국방위원회의 방위사업청 국정감사 오후 질의에서는 한미 조선 협력의 핵심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의 국산화 지분 확보 전략과, 최근 몇 년 새 급격히 고조된 방산 파트너사 대상 사이버 테러 및 공격에 대한 군 당국의 보안 무능론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은 한미 조선 협력의 가시적 성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초도물량의 국내 건조 방침을 설명했다. 아울러 한화그룹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 추진 가능성에 대해서 이 청장은 규모의 경제 장점과 독점 리스크를 종합하여 향후 절차 시 빈틈없이 따져보겠다고 답변했다.
■美 '마스가' 프로젝트 국산화 빗장 열고 '핀란드 쇄빙선 모델' 도입
미국의 완고한 자국 선박 보호법인 '존스법(Jones Act)'과 '바이 아메리칸법(BAA)' 장벽을 뚫기 위해 방사청이 '핀란드식 절충안'을 카드로 꺼내 들었다. 이용철 청장은 미 조선 협력 사업의 국내 건조 가능성을 따져 물은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미국이 지난해 10월 해안경비대 북극안보쇄빙선(ASC) 사업 당시 도입했던 이른바 '핀란드 모델'을 마스가 프로젝트에 그대로 이식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양국 협력의 상징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의 초도함(1번함)과 2번함은 대한민국 국내 조선소에서 직접 건조를 수행하게 된다. 다만 3번함부터는 미국 현지에서 선체를 건조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 청장은 후속 함정의 현지 생산 전환 시 국내 방산 생태계가 소외될 수 있다는 민 의원의 지적에 "3번함 이후부터는 국내 산업 소외 우려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시인하면서도, "단순 선체 건조를 넘어 부품·구성품·크고 작은 모듈 단계에서 국내 기업들이 미국 현지 공급망에 진출할 수 있는 통로를 적극적으로 개척해 타격을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대해서는 "현재 현지에 구축될 조선협력센터 및 MRO 센터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면밀히 주고받는 실무 단계에 진입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행정명령 기반 하에 조선 협력 전반의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치권 내 기류 변화로 약간의 진통이 있음도 숨기지 않았다. 이 청장은 "미 대통령의 행정명령 기조와 국방수권법(NDAA)을 입법하는 미 의회 지도자들 간에 세부 의견 차이가 있어 당초 예상보다 사업 진전 속도가 다소 더디게 가고 있다"고 밝혔다.
■범정부 컨트롤타워 미진 인정" 외교·금융 부처 간 G2G 협력으로 돌파
대미 조선 협력 사업의 판이 커지고 있음에도 정부 차원의 구심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날 선 비판도 제기됐다. 민홍철 의원이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를 총괄 관리할 명확한 전담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다는 점을 꼬집자, 이 청장은 정부 대응의 한계를 솔직하게 시인했다.
이 청장은 "범정부 차원에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전담 컨트롤타워 기구 조직이 현재 다소 미진한 부분은 분명히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기구 신설과 별개로 실무적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부처 간 연대를 긴밀히 유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청장은 "외교부를 비롯해 수출 금융을 담당하는 금융 부처, 산업통상자원부 등 유관 기관 간의 촘촘한 정부 간(G2G) 협력 채널을 지속적으로 가동하며 실무적 돌파구를 열어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안보 기둥 흔드는 방산 해킹, 2021년 이후 유출 63건 중 74% 최근 집중
대미 수출 전선에 청신호가 켜진 것과 대조적으로, 국내 방산 기술을 노린 글로벌 사이버 스파이 전술에는 처참하게 뚫리고 있다는 충격적인 성적표가 공개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보안 사고 전수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현재까지 국내 방산업체와 비(非)방산 협력업체 등에서 발생한 방산 자료 유출 사례는 누적 63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발생 추이는 2021년 8건, 2022년 3건, 2023년 5건으로 한 자릿수를 유지하던 유출 사고가 2024년 들어 무려 연 17건으로 폭증했다. 지난해에도 16건이 발생했고, 올해 역시 이달 1일 기준 벌써 14건의 유출이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전체 누적 유출 사례(63건) 중 무려 74%에 해당하는 47건이 2024년 이후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킹 공격의 주체는 외부 세력으로 드러났다.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발생한 17건 중 16건, 지난해 16건 중 14건, 올해 14건 중 11건이 인력에 의한 무단 반출이 아닌 외부 사이버 공격에 의해 무력화됐다.
실제로 유출 시도에 사용된 IP 주소와 고유의 공격 기법을 역추적한 결과, 2024년 2건과 지난해 1건 등 총 3건은 북한 연계 해킹 조직의 소행으로 추정되며 이 중 2건은 내부 기밀 파일이 북측으로 넘어간 것이 사실로 드러난 것으로 전했졌다. 더 큰 안보 구멍은 유출 신고를 접수하고도 해킹 여부조차 확인하지 못한 '추적 불능' 사례가 2021년 이후 15건이나 방치되었다는 점이다. 방사청은 유용원 의원실에 "일부 업체의 경우 사후 사이버 공격 관련 로그 기록을 제대로 유지 및 관리하지 않아 추적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고 보고했다. 유 의원은 "국가 핵심 기술의 사수는 안보의 명줄과 직결된다"며 "사후 약방문식 조사를 버리고 기술 유출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특단의 보호 대책을 가동하라"고 방사청의 전면적인 보안 쇄신을 촉구했다.
■한화 KAI 인수설…이용철 청장 "국익 중심으로 독점 등 변수 면밀 검토"
한화그룹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 이 청장은 현 단계에서 정부의 확정적 입장을 정하기는 이르다면서도 향후 실제 인수·합병 절차가 가동될 경우 국가 안보와 국익에 미칠 영향을 밀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국방위 의원들은 한화가 KAI 지분을 늘리며 경영 참여로 목적을 변경한 점을 짚고, 한국형 전투기(KF-21) 양산이 진행 중인 핵심 자산의 경영권이 민간에 넘어갈 경우 발생할 압도적 독점 지위와 공급망 리스크, 방산 생태계의 건전성 훼손을 집중 우려했다.
이에 대해 이 청장은 의원들의 문제 인식과 변수 검토 필요성에 전적으로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규모의 경제에서 오는 국제 경쟁력 향상이라는 측면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 청장은 어느 한쪽으로 방향을 미리 정해놓고 결정을 내리는 것은 섣부르다고 경계하며, 향후 공식적인 의견 수렴 절차가 시작되면 국익 중심으로 장단점을 꼼꼼하게 따져 가치 판단을 내리겠다고 답했다.
[email protected] 이종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