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된 제주 40대女, 스토킹·성폭력 신고 4차례..."스마트워치 있어도 신고 못해"
제주 길거리에서 전 연인 잔혹 살해... 60대 남성 긴급체포
[파이낸셜뉴스] 제주에서 40대 여성이 전 연인으로 알려진 60대 남성에게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가 앞서 스토킹과 성폭력 관련 신고를 수차례 했지만 정식 사건으로 접수되지 않거나 증거 불충분으로 종결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피해자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해 안전조치 대상으로 관리하던 중이었으나, 피해자는 스마트워치로 신고조차 하지 못한 채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제주서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60대 남성 A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전날 오전 1시 38분께 제주시 연동의 한 호텔 앞 길거리에서 4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목격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범행 약 3시간 만에 제주시 건입동의 한 도로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조사 결과 이들은 과거 연인 관계로 B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최소 4차례 A씨로부터 성폭력과 스토킹 등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지난해 10월 스토킹 혐의로 A씨를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사건을 접수하지 않았다. 경찰은 B씨가 조사에 성실히 임하지 않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5일에는 A씨가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는 취지로 신고했으나, 경찰은 B씨가 피해자 조서에 출석하지 않는 등 수사에 협조하지 않아 증거 불충분으로 사건을 종결했다고 밝혔다.
스토킹처벌법은 반의사불벌죄 조항이 폐지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신고가 접수되면 사건을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경찰은 성폭력 신고 및 스토킹 신고가 종결되면서 A씨에 대한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지난 5월에도 교제폭력 관련 신고가 접수되는 등 수차례 관련 신고가 이어지자 경찰은 보복 폭력 피해를 우려해 B씨를 112신고 시스템상 안전조치 관리 대상으로 등록하고, 지난달 16일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
그러나 B씨는 사건 당시 착용하고 있던 스마트워치로 신고조차 하지 못한 채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B씨의 몸을 붙잡아 강제로 끌고 가며 폭력을 행사하는 등 갑작스럽게 공격해 B씨가 스마트워치를 작동시키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과 B씨에 대한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김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