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의 탄생과 성장 과정 집대성…시민·행정·지역경제 연결한 정책 실험의 의미 조명
변주영 인천글로벌캠퍼스운영재단 대표, 'THE 2,800,000명' 출간
【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지역 전자화폐인 인천e음이 280만 명 규모의 시민 플랫폼으로 성장하기까지의 도전과 성과를 집대성한 책이 출간됐다.
13일 발간된 변주영 인천글로벌캠퍼스운영재단 대표가 집필한 'THE 2,800,000명-인천e음, 세계 최초의 전자지역화폐 성공기'는 인천e음의 탄생 배경부터 성장 과정, 운영 성과와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까지를 담았다.
저자가 정책을 구상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경험한 행정 현장의 고민과 민관 협력, 시민 참여의 중요성을 구체적으로 기록했다.
이 책은 인천e음의 핵심 성과를 단순한 가입자 수나 결제 실적이 아닌 하나의 행정정책이 시민의 일상에 뿌리내려 지속 가능한 제도로 자리 잡았다는 데서 찾는다. 저자는 정책을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정권과 지방정부의 리더십, 담당 조직이 바뀌어도 정책이 이어질 수 있도록 시민의 신뢰를 얻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인천e음의 출발점은 인천에서 발생한 소비가 지역 밖으로 빠져나가는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이었다. 한국은행 인천본부의 2014년 분석에 따르면 인천 거주자의 카드 소비 가운데 52.8%가 역외에서 발생했다. 저자는 지역에서 벌어들인 돈이 지역 상권과 소상공인의 매출로 이어지도록 소비의 흐름을 바꾸는 방안으로 전자식 지역화폐를 구상했다.
기존 종이형 지역화폐의 높은 발행·관리 비용과 사용상 불편, 소비 데이터 확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모바일 앱과 IC카드를 결합한 플랫폼을 추진했다. 2018년 전신인 '인처너카드'로 출발한 사업은 인천 서구의 '서로e음'을 거쳐 인천 전역으로 확산됐다. 캐시백을 통해 시민의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하고, 소상공인에게는 매출 확대의 기회를 제공하는 구조다.
이 책은 성공의 배경으로 정책 설계뿐 아니라 행정 내부의 설득과 조율, 민관 협력, 시민 참여를 꼽는다. 지역매니저와 지역 맘카페, 상인단체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면서 플랫폼의 이용 기반을 넓혔으며, 배달·쇼핑·기부 등 부가서비스를 결합해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생활 플랫폼으로 발전시킨 과정도 소개한다.
경제적 효과와 관련해서는 책이 제시한 분석 결과인 3566억원을 비롯해 누적 결제액 증가, 가맹점 확대 등의 성과를 다룬다. 코로나19 당시에는 학교급식 식재료를 공급하던 지역업체와 학생 가정을 연결하는 '학교급식 꾸러미몰'을 운영해 지역경제 지원과 가계 부담 완화를 함께 모색한 사례도 담았다.
후반부에서는 인천e음의 미래를 결제 중심 플랫폼에서 데이터 기반의 도시 운영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시민의 소비·참여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정책, 인공지능(AI) 기반 정책 분석, 복지서비스 연계, 교통·예약·쇼핑 통합 등을 통해 지역경제와 행정을 연결하는 공공 인프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구상이다.
저자는 인천e음의 다음 과제로 기능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운영 체계와 시민 참여 구조를 구축하는 일을 제시한다. 이 책은 지역화폐를 추진하는 지방정부와 정책 실무자, 지역경제 활성화를 고민하는 연구자들에게 정책의 기획부터 실행, 확산까지를 살펴볼 수 있는 사례를 제공한다.
[email protected] 한갑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