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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K-방산' 톱4의 명암…방사청, 심사비리 의혹·중기에 압박 논란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1.7조 규모 '한국형 전자전기' 심사 점수 조작·뇌물 잔혹사 도마
여야 '대기업 로비에 관대' '중소기업 행정 압박' 이중잣대 논란

이용철 방위사업청장 13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방위사업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방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용철 방위사업청장 13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방위사업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방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 방위산업이 사상 최대의 수출 잭팟을 터뜨리며 글로벌 무대에서 순항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방위사업청 내부의 구조적 도덕적 해이와 일선 행정의 이중잣대가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국감에서 대기업과 연루된 역대급 규모의 전자전 사업 심사 비리 의혹을 집중 추궁하는 한편, 방사청의 상생 구호와 배치되는 일선 중소기업 겨냥 행정 압박 논란을 지적하며 방위청의 강도 높은 제도적 쇄신을 요구했다.

■1.7조 전자전기 사업 뒤흔든 뇌물 잔혹사 '대기업 비호' 의혹 제기
이날 국감장에서 가장 뼈아프게 다뤄진 사안은 법원과 검찰 수사로 수면 위에 드러난 방사청 내부의 조직적 심사 조작 스캔들이었다. 야당 의원들은 총사업비 1조7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한국형 전자전기(전자전 수행기) 시스템 개발 사업'의 주관기관 선정 과정에서 발생한 방사청 간부와 방산 대기업 간의 유착 관계를 현미경 검증했다.

수원지검의 수사 결과에 따르면, 방사청 소속 5급 사무관이 대형 방산기업 임원진들로부터 수억 원대 규모의 뇌물을 수수하고, 경쟁사 간의 점수 격차를 뒤집기 위해 평가 점수를 임의로 조작해 특정 기업에 사업권을 몰아준 혐의로 이미 구속 기소된 상태다. 검찰이 파악한 전체 비위 평가 사업은 6개이며 누적 비위 금액은 4억6000만원에 이른다.

특히 의원들은 사건이 불거진 직후 이 청장이 공식 입장 발표나 전면적 내부 감사를 단행하기에 앞서, 언론을 상대로 "비위 혐의 직원이 직접적인 심사위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가성을 성립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해명했던 점이 지적됐다. 야당 위원들은 "수장인 청장이 나서서 수사 결과를 예단하고 방산 대기업의 불법 로비를 조직적으로 비호하려 한 것 아니냐"며 방사청의 무너진 도덕적 기강을 강하게 질타했다.

■방산업계, 중소기업에 일방적 행정 압박 논란 제기도
국감장에서 제기된 대기업 연루 비리 의혹과 대조적으로, 일선 안보 무기체계를 조달하는 토박이 중소·벤처기업들을 상대로 방사청의 행정 편의주의적 장벽이 여전히 높다는 방산업계의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근 업계에 관계자에 따르면, 군 납품을 담당하는 일부 중소 협력업체들을 상대로 명확한 기술적 불량 근거 없이 무리한 설계 원상복구 계획 요청이나 촉박한 행정 독촉 시한을 요구하는 사례가 있어 논란이 되어 왔다.

특히 기업의 존폐와 수십억 원의 추가 비용이 직결된 중대한 행정 명령을 내리는 과정에서, 중소기업 실무진이 물리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기 어려운 촉박한 시한을 일방 통보하는 등 행정 압박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방산 전문가들은 "방사철이 창설 20주년을 맞아 대·중소 상생 생태계를 공언한 기조가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하려면, 중소기업의 실정을 고려해 일방적인 하향식 지시를 재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비위 연루 시 입찰 제한 등 제도 보완, 국익 중심 쇄신"
파상공세처럼 이어지는 대기업 비위 비호 논란과 중소기업 압박 질타에 대해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은 행정 절차상의 미진함과 제도적 맹점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이용철 청장은 대기업 심사 비리 의혹과 관련해 "해당 비위 사건과 방산 사업 간의 실질적 연관성이 사법부의 재판 등을 통해 최종 확인되는 즉시, 법령이 허용하는 가장 엄격한 수준의 입찰 참가 자격 제한(부정당업자 제재)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평가 위원들의 풀(Pool) 관리와 점수 산정 시스템의 투명성을 원점 재검토해 로비 자금이 침투할 수 있는 구멍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일선 중소기업을 향한 압박 지적에 대해서도 "사업 관리의 효율성을 기하는 과정에서 행정적 미진함이 있었다"며 "향후 군수품 품질 관리 및 설계 변경 조치 시, 민간 중소 파트너사들의 기술적 의견 수렴 기간과 물리적 작업 공기를 충분히 담보할 수 있도록 관련 지침과 행정 프로세스를 보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용철 방위사업청장 13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방위사업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방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용철 방위사업청장 13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방위사업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방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mail protected]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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