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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바닷물 70% 분량 지구 깊은 곳으로… '물 수송 원리' 찾았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연세대 이용재 교수팀, 광물이 물 분자 품고 지하 750km까지 이동하는 과정 규명
국제학술지 'PNAS' 게재… 지진파 이상 현상 규명에도 기여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이용재 교수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이용재 교수

[파이낸셜뉴스] 지표면에 흔히 존재하는 광물이 지구 깊은 곳으로 이동하면서 대량의 물을 나르는 '운반선'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이용재 교수팀은 지각판이 지구 내부로 가라앉는 과정에서 물이 이온이 아닌 물 분자 형태 그대로 하부 맨틀까지 운반되는 새로운 원리를 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이 과정을 통해 지구 깊은 곳으로 이동하는 물의 양은 연간 약 600만t에 달한다. 이는 약 2억년 동안 동해 바닷물 전체의 약 70%에 해당하는 수량이 지구 심부로 흘러드는 규모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지구 내부의 물이 주로 광물 구조에 화학적으로 결합된 수산화기 형태로 이동한다고 여겨왔다. 그러나 연구팀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해 지구 내부의 고온·고압 환경을 재현한 결과, 물이 온전한 분자(H2O) 상태를 유지한 채 광물 내부에 저장되어 수송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지각을 구성하는 대표적 광물인 장석은 지하 410km에서 660km에 달하는 맨틀 전이대의 강한 압력과 온도를 받으면 미세한 터널 공간을 가진 구조(홀란다이트형)로 변한다. 이 과정에서 장석은 주변의 물 분자를 내부 터널에 포획하며, 자체 무게의 최대 약 2%에 해당하는 물을 저장한다.
이렇게 물을 품은 광물은 지하 720km에서 780km 사이 하부 맨틀 상부에 도달하면 터널 공간 부피가 약 6% 줄어들면서 저장했던 물 분자를 외부로 방출한다. 연구팀은 이렇게 방출된 물이 주변으로 퍼지면서 지하 깊은 곳의 지진파 속도가 급격히 변하거나 경계면이 두 개로 관측되는 '이중 지진파 불연속면'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해석도 함께 제시했다.

연구를 이끈 이용재 교수는 "물 한 방울 없던 지표의 장석이 지구 내부 맨틀 전이대를 지나며 물을 싣고 더 깊은 곳으로 향하는 운반선으로 변신한다는 사실을 밝혔다"며, "지구 심부의 물 순환과 지진파 이상 현상에 대한 이해를 한 단계 도약시킬 중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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