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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이르는 달리기 멈춰야"…황영조 감독, 1000만 러너 향한 경고 [건강잇슈]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가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는 동호인들의 안전 사고 문제에 우려를 드러냈다. (사진='영조형' 유튜브 채널 캡처)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가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는 동호인들의 안전 사고 문제에 우려를 드러냈다. (사진='영조형' 유튜브 채널 캡처)

[파이낸셜뉴스] 최근 전국적으로 '러닝(Running)'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안타까운 인명 사고가 잇따르며 러닝 문화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열린 '2026 서울레이스' 하프코스에 참가했던 20대 여성 유 모 씨가 결승점을 불과 500m가량 앞둔 20.6km 지점에서 쓰러져 심정지로 숨지는 비극이 발생했다. 유 씨는 평소 마라톤을 즐기며 SNS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러닝 인플루언서였기에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강을 위해 시작한 달리기가 오히려 생명을 앗아가는 치명적인 '독'이 되지 않으려면, 무리한 기록 경쟁을 멈추고 자신의 몸 상태를 최우선으로 살펴야 한다고 강력히 경고한다.

"기록 단축·SNS 인증 집착이 사고 부른다"

대한민국 마라톤의 전설이자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최근의 마라톤 사고 원인을 '기록 욕심'과 '무리한 레이스'로 꼽았다.

황 감독은 "건강하게 오래 살려고 러닝을 하는 것인데, 건강을 위한 달리기가 죽음에 이르는 달리기가 되고 있다"고 탄식했다. 특히 최근 SNS를 통해 자신이 뛰는 모습을 매일 공유하고, 단기간에 풀코스를 완주한 기록을 자랑하는 '과시형 러닝' 문화를 꼬집었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은 좋으나, 오로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경쟁과 무리한 기록 단축에 몰두할 때 몸에 심각한 무리가 온다는 지적이다.

일반 아마추어 러너들은 엘리트 선수들처럼 체계적인 훈련과 관리를 받기 어렵다. 수면 부족이나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 과음 등으로 컨디션이 저하된 상태임에도 '대회 당일'이라는 이유로 억지로 출전을 강행하는 경우가 잦다.

전날 푹 쉬지 못했거나 훈련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면, 애초에 대회 참가를 포기하거나 코스를 대폭 줄여 '연습 삼아' 뛰는 지혜가 필요하다. 황 감독은 "자신의 실력을 넘어선 섣부른 풀코스 도전보다는, 충분한 거리와 시간주 훈련을 거친 뒤 하프코스부터 단계적으로 도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포기할 줄 아는 용기가 진짜 실력"

달리던 중 가슴이 답답하거나 몸에 이상 징후가 느껴진다면 즉시 레이스를 멈춰야 한다. '여기까지 온 게 아까워서', '조금만 더 가면 완주니까'라는 미련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황 감독은 "엘리트 선수들도 기권을 많이 한다"며 "포기할 줄 아는 사람이 잘 뛰는 사람이고, 멈출 줄 아는 사람은 자신을 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뛰고 싶어도 몸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뛰지 않고, 평소 페이스와 그날의 속도, 날씨 등에 맞춰 스스로를 통제하는 것이 진정한 러너의 자세라는 뜻이다.

우후죽순 열리는 마라톤 대회의 주최 측 역시 구급차 배치 등 응급 의료 체계를 더욱 철저히 갖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할 의무가 있다. 황영조는 "잘 준비된 대회도 있지만 준비가 부족한 대회도 많다"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시 조치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닝은 타인과의 경쟁이 아닌 나와의 대화다. 잘 뛰는 것은 빨리 뛰는 것이 아니라, 다치지 않고 즐겁게 뛰는 '펀런(Fun Run)'에 있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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