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이사람] "높은 특허 비용·정부 규제가 K딥테크 창업 발목 잡아"
박희재 서울대 명예교수
서울공대서 학생 창업 돕고있어
한국 한때 자율주행 붐 일었지만
규제로 주춤한새 해외서 치고나가
수천만원 드는 특허 비용 지적도
"세상의 미래를 바꾸는 혁신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박희재 서울대 명예교수(사진)는 13일 "현재 서울공대혁신창업과정 책임교수로 활동 중"이라며 "서울대 공대 학생 21명이 '박희재 창의공간'에서 창업을 하거나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교수는 서울대 공대 첫 벤처기업 에스엔유프리시젼(현 SFA넥셀)을 지난 1998년 창업했다. 국내에서 교수가 창업을 통해 기업가가 된 것은 박 교수가 최초였다. 그가 이끄는 에스엔유프리시젼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3차원 측정장비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 1위에 올랐다.
그는 에스엔유프리시젼을 코스닥에 상장시키는 과정에서 보유 주식 10만주(80억원 상당)를 서울대 공대에 기증하기도 했다. 서울대 공대는 박 교수의 창업 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21년부터 박희재 창의공간을 운영 중이다.
박 교수는 국내에서 이뤄지는 창업에 대해 "딥테크 기업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모두의 창업' 등을 통해 창업을 활성화하려 노력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요즘 창업을 보면 금방 추월당하고 경쟁력을 잃을 수 있는 단순한 아이템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창업 아이템은 △기술적 장벽이 높아 △경쟁자가 쉽게 진입할 수 없으며 △모방이 어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스페이스X, 오픈AI 같은 딥테크 기업이 우리나라에서도 나와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딥테크 창업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논문 위주 평가'를 꼽았다. 그는 "논문으로 나오면 이는 '공지의 사실'이 되며 누구나 쓸 수 있는 기술이 된다"며 "논문을 내기 전 특허로 묶어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특허를 확보하려면 수천만원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이러한 허들을 없애줘야 하는데 서울대만 해도 특허 지원 예산이 연간 60억∼70억원이며, 다른 대학은 아예 관련 예산이 없는 경우도 허다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규제 역시 딥테크 창업을 가로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에서 한동안 자율주행 생태계가 활발해질 조짐이 있었으나, 실제 도로에서 시험해야 하는 과정에서 규제가 너무 많았다"며 "그사이 테슬라, 비야디 등 해외 기업들은 거침없이 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에서 최고경영자(CEO)가 되면 200∼300개 규제를 적용받는데 이는 기업가정신을 옥죄는 요인"이라며 "현재 '포지티브 규제'를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서울대 공대 출신 기업가 육성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박희재 창의공간에서 드론 아이템으로 창업을 준비 중인 이석준 학생(항공우주공학과) 사례를 들었다. 이석준 학생은 미국 경찰서·소방서·군대 등 현지 공공안전 시장을 겨냥한 보안·경비용 드론을 연구 중이다.
박 교수는 "대학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에 한국의 미래가 달렸다"며 "대학 안에서 기업가를 양성한 뒤 성공을 거두고 재투자가 이뤄지는 '기업가형 대학'이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강경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