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반군, 사우디 아람코 본사 공격 정황…국제유가 긴장
사우디의 예멘 수도 공습에 보복 공격 추정
다란 아람코 본사 화재…피해 규모 확인 안 돼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아람코 본사를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이 후티 반군의 거점인 예멘 수도 사나를 공습하자 보복 공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중동의 군사적 충돌이 핵심 석유시설로 확대되면서 국제 원유 공급과 유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동부주 다란에 위치한 아람코 본사가 이날 밤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
상황을 직접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아람코 본사가 공격받아 불이 났다고 전했다. 다만 정확한 피해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아람코 측도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아람코는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석유기업이다. 이번 공격이 생산·정제시설 등 핵심 에너지 인프라에 미친 영향은 아직 불분명하다.
특히 공격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세계석유총회(World Petroleum Congress)가 열리는 가운데 발생했다. 이 행사에는 지멘스에너지, 베이커휴즈, SLB 등 주요 에너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설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안보 상황이 악화하면서 엑손모빌과 셰브런, 셸, BP, 토탈에너지 등 글로벌 석유기업 CEO들이 잇따라 참석을 취소했다.
이번 사태는 사우디 주도 연합군이 예멘 수도 사나 외곽의 석유 저장시설을 공습하면서 격화됐다.
연합군은 예멘석유회사의 사바하 연료 저장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히면서 후티 반군이 민간 시설을 미사일과 드론 공급을 위한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투르키 알말리키 연합군 대변인은 후티 반군이 이들 시설을 이용해 사우디와 홍해의 공항, 항만, 상선을 위협하는 무기를 공급해 왔다고 밝혔다.
반면 후티 반군 군사 대변인 야히야 사리 준장은 해당 시설에 현재 석유제품 재고가 없다며 군사적 가치가 없는 시설을 공격했다고 반박했다.
후티 반군은 사나 공습에 대해 가혹하고 고통스러운 보복을 경고하면서 사우디 동부주와 리야드의 아람코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사우디 연합군은 이날 동부주 다란 등을 겨냥한 탄도미사일 공격을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다란 상공에서 요격된 미사일 파편은 주거지역에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군은 리야드 상공에서도 후티 반군의 드론 3대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후티 반군의 잇따른 공격이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최근 후티 반군의 공격에 대해 통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후티 반군이 매우 나쁘게 행동하고 있다"며 "아마도 이란의 사주를 받아 다시 등장해 사우디를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 선거를 앞두고 의도적으로 유가를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며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 이후에도 자신이 대통령직을 유지할 것이라며 후티 반군의 최근 행동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