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이 사라진다 "사고나면 교사 책임"
숙박형 체험학습 실시율 59.7%→47.8%
서울 초교는 1일 체험학습도 98.8%→51.1%
사고 책임 부담에 교사들 기피…지역별 격차도 극심
[파이낸셜뉴스] 초등학교 2곳 중 1곳 이상이 수학여행이나 수련회 등 숙박형 현장체험학습을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경기에서는 초등학교 10곳 중 9곳 이상이 숙박형 체험학습을 가지 않았다. 현장체험학습 도중 발생한 사고에 대한 교사들의 책임 부담이 커지면서 학생들이 교실 밖에서 경험을 쌓을 기회마저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등학교의 숙박형 현장체험학습 실시율은 2023년 59.7%에서 지난해 47.8%로 11.9%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숙박형 체험학습을 실시한 초등학교는 3703곳에서 2979곳으로 724곳 감소했다.
지역별 격차도 컸다. 지난해 경기지역 초등학교의 숙박형 체험학습 실시율은 9.5%, 서울은 7.8%에 불과했다. 대전은 4.0%로 더 낮았다. 반면 대구와 경남, 제주, 광주 등 4개 지역은 실시율이 90%를 웃돌았다.
숙박 없이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현장체험학습도 크게 줄었다. 최근 3년간 자료가 확보된 14개 시·도를 기준으로 초등학교의 1일형 체험학습 실시율은 2023년 88.1%에서 지난해 68.5%로 떨어졌다. 특히 서울은 같은 기간 98.8%에서 51.1%로 급감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사실상 모든 초등학교가 당일 체험학습을 실시했지만, 이제는 절반가량만 참여하는 셈이다.
중·고등학교도 상황은 비슷하다. 초·중·고교 전체 숙박형 체험학습 실시율은 2023년 72.5%에서 2024년 70.6%, 지난해 62.6%로 매년 감소했다. 고등학교 역시 같은 기간 97.2%에서 85.9%로 하락했다.
현장체험학습 위축의 주요 배경으로는 교사들의 사고 책임 부담이 꼽힌다. 지난 2022년 강원 속초에서 현장체험학습 도중 발생한 학생 사망 사고와 관련해 지난해 인솔 교사에게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현장체험학습을 둘러싼 우려가 확산했다.
국회는 2024년 11월 안전조치 의무를 다한 교직원의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하는 내용으로 학교안전법을 개정했다. 교육부도 올해 5월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교사의 책임을 면제하도록 법을 추가 개정하고, 체험학습 보조 인력과 교육지원청 전담 인력을 확대하는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다만 체험학습 감소세가 2023년부터 이어졌다는 점에서 정부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 의원은 "현장체험학습 감소는 2023년부터 확인되는데 교육부 지원 방안은 올해 5월에야 나왔다"며 "교육부는 2026년 체험학습 실시 현황을 전수 조사하고, 국회도 학교안전법 개정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