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개 든 미 증시 신중론.... 씨티, 美 주식 비중확대 철회…"과열 경고등 켜졌다"
투자심리·레버리지 등 종합지표 과거 증시 고점 수준 도달
S&P500 동일가중지수 매수 포지션 청산…골드만은 글로벌 주식 비중확대
[파이낸셜뉴스]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이 뉴욕 증시의 과열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미국 주식 비중 확대 의견을 철회했다. 차입을 활용한 투자 확대 및 투자자들의 기대 심리 상승 등 낙관론 확산 등의 주요 지표가 과거 증시 고점 수준에 도달했다는 판단이다.
씨티그룹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에 대한 기존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을 철회하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동일가중지수에 대한 매수 포지션도 청산했다. 시장이 과열됐다는 진단에서 미국 증시에 대한 노출을 줄이기 시작한 것이다.
씨티그룹은 최근 증시 상승 과정에서 투자 심리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변하면서 작은 악재에도 시장이 취약해질 수 있다면서
"일부 위험을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반의 위험 선호가 과도해졌다는 판단이다.
씨티그룹은 자체 개발한 'POLLS' 지표가 최근 과거 증시 고점을 형성했던 시기와 비슷한 수준까지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의 차입을 활용한 투자가 늘면서 시장 전반의 위험 선호가 도를 넘어 과열됐다는 신호로 봤다. 이에 따라 씨티그룹은 S&P500 동일가중지수에 대한 매수 포지션도 정리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낸 성명에서 대규모 재정적자와 잡히지 않는 인플레이션, 높은 자산 가격, 지정학적 불안 등을 시장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으며 "금리가 1% 오르면 더 고통스러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같은 날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인공지능(AI) 투자 위축이 경제 전반에 충격을 가져 오고, 시장 변동성과 급락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이 경우 미국 GDP는 직접적으로 0.8% 줄고, 한국 등 아시아 기술수출국들은 최대 0.4%까지 직접 감소를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AI 투자 수익성 기대가 무너지면 주식 등 자산가격이 급락하고 금융여건이 악화하면서 소비와 투자가 더 위축시키는 등 실물로 전이될 것을 우려했다. 실바나 텐레이로 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세계경제의 회복력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며 "단순한 위기 대응에서 벗어나 재정 여력과 공급 측면의 회복력을 재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속에서도 골드만삭스는 최근 증시 조정으로 주식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졌다며 글로벌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최근 주가 하락을 투자 기회로 평가한 것이다. 시티그룹도 미국 주식시장 전체가 하락할 것이라는 약세 전망으로 전환하지는 않았다. 다만 주가 상승세가 시장의 부정적인 신호에 점점 더 취약해지고 있다는 쪽에 무게를 뒀다. 당장 주식을 대거 매도하고 안전자산으로 이동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판단이다.
이날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0.45p(0.35%) 내린 51,670.10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지수는 1.79p(0.02%) 내린 7,805.45에, 나스닥 종합지수는 41.52p(0.15%) 하락한 27,204.38에 마감했다. 월서 웰스 매니지먼트의 레베카 월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높은 기대치는 어닝 시즌의 모든 기업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약세에 이어 이날도 마이크론 테크놀로지(-3.62%), SK하이닉스 ADR(-3.19%), 웨스턴 디지털(-1.61%) 등의 주가가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5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반도체 업종 대표 지수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0.2% 내린 12,208.8에 마감했다. 이 기간 누적 낙폭은 7.6%로 5거래일 연속 내린 것은 지난 7월 말 이후 처음이다. 이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종가는 52주 고점 대비 16.7% 내린 수준이다. 지수 구성 종목 30개 중 22개가 고점 대비 20% 넘게 떨어졌다.
[email protected] 이석우 국제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