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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AI 경쟁 속 '공개 모델' 택한 엔비디아 협력사 LTX…"한국과 협력 기회"

홍채완 기자
파이낸셜뉴스

"오늘의 경쟁사가 내일의 파트너"

샤니 만델 로퍼 LTX 최고사업책임자(CBO).사진=홍채완 기자
샤니 만델 로퍼 LTX 최고사업책임자(CBO).사진=홍채완 기자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있다는 것은 어렵고 복잡하지만, 동시에 큰 기회다."

이스라엘 인공지능(AI) 기업 LTX의 샤니 만델 로퍼 최고사업책임자(CBO)는 14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한국의 AI 경쟁력을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이 미중 양쪽의 기술·기업과 협력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으면서도, 특정 국가가 다른 국가의 AI 이용을 제한할 가능성에는 우려를 표했다.

로퍼 CBO는 '스타트업 네이션'으로 정평이 나있는 이스라엘의 기술기업 6개사 방한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가 몸담은 LTX는 생성형 AI 영상 기술 기업 라이트릭스에서 출발했다. LTX는 물리적 환경의 변화를 예측해 로봇의 학습·행동을 지원하는 모델을 개발하며, 엔비디아의 '코스모스 연합(Cosmos Coalition)' 창립 멤버로서 모델 최적화와 연구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 로퍼 CBO는 미중 AI 경쟁과 관련해 투자 규모와 기술력을 구분했다. 그는 "미국의 투자 규모가 훨씬 크다"면서도 "중국 모델들도 매우 강력하고 경쟁력이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서구 기업들도 AI 모델에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좋은 공개 모델이 있다면 이를 활용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로퍼 CBO는 한국과 이스라엘 모두 미중 사이에서 다양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위치에 서있다고 공통점을 짚었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현대 측 행사에서 미국·중국·싱가포르·이스라엘 관계자들을 만난 경험을 들며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미중 사이에 놓인 부담을 묻자 "AI는 어떤 면에서는 무기처럼 될 수 있다"며 "일부 국가가 다른 국가의 AI 사용을 막는다면 큰 혼란이 생길 것"이라고 경계했다. 그는 "자체적인 주권 AI가 없는 국가가 좋은 상황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모델을 활용할 능력 자체를 확보해야 하고, 이 관점에서 공개 모델이 해당 생태계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개 모델은 폐쇄형 모델과 달리 이용자가 용도에 맞게 가중치를 수정하고 추가 학습시킬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들었다. 로봇마다 다른 장비·작업 조건에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어 양국의 차이는 산업 기반에서 찾았다. 로퍼 CBO는 "이스라엘은 제조업이 강하지 않지만 AI 모델과 사이버 보안, 기술 솔루션에 강하다"며 "한국은 제조업과 보급에 관한 지식이 강점이라 서로를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AI 기술과 한국의 제조·로봇 기반을 결합하는 것이 협력 기회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로퍼 CBO는 이런 AI 업계 협력을 위해서 경쟁사와 협력사를 고정적으로 구분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변화가 워낙 빨라 오늘의 경쟁사가 미래의 공동연구 상대나 시장 진출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경쟁 기업 런웨이가 자사 플랫폼에서 LTX 모델을 제공하고, 어도비도 중요한 협력사라는 사례를 들었다. 그는 "모두가 동시에 여러 일을 하고 있어 생태계 전체와 대화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 전반에 드리운 AI 거품론에 대해서는 기대와 현실의 간극을 인정했다. 그는 "많은 돈이 들어가고 있고, 어쩌면 너무 많을 수도 있다"며 "피지컬 AI의 경우 아직 시험과 개념검증(PoC) 단계에 있고 실제 상용 운영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큰 자금이 몰리는 데 비해 기술 구현은 아직 진행 중이라는 지적이었다.
다만 거품 여부 자체를 단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AI가 특정 분야의 필요 인력을 줄이고 경제 구조를 바꿀 수 있다"며 경제적 효과가 투자 과열을 흡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한국에는 "제조업 기반이 큰 만큼 얻을 기회도 많다"며 "문제 해결을 위한 실험에 열려 있다면 앞서 나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

[email protected]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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