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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화폰 증거인멸' 박종준 전 경호처장 2심서 징역 1년...1심 무죄 파기

이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박종준 전 경호처장이 지난 7월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 등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박종준 전 경호처장이 지난 7월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 등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12·3 비상계엄 이후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등의 비화폰 계정을 삭제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2-2부(조진구 김민아 이승철 고법판사)는 14일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에게 1심 무죄 판결을 깨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박 전 처장은 2024년 12월 6일 윤 전 대통령, 홍 전 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의 비화폰 정보를 원격으로 삭제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고법 재판부는 1심의 무죄 판단을 뒤집고 박 전 처장의 증거인멸 혐의를 전부 유죄로 판단했다. 앞서 1심은 특검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계정 삭제 사실이나 증거인멸 범의가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며 "특검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을 파기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봉식 전 청장과 홍장원 전 차장, 윤 전 대통령의 경호처 비화폰 단말기 내 통화내역 등 전자정보가 형법상 증거인멸죄의 '증거'에 해당하며 박 전 처장 역시 이를 인식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 전 청장이 계엄 선포 전후로 경호처 비화폰으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및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이 확인된다"며 "피고인은 삼청동 안가 모임과 국회 통제 과정, 12월 4일 윤 전 대통령과의 오찬 등을 통해 비화폰이 실제 연락 수단으로 쓰인 사실을 알았거나 예상할 수 있었다"고 짚었다.

'삭제에 따른 결과(전자정보 삭제)를 몰랐고 고의도 없었다'는 피고인 측 주장도 배척됐다. 재판부는 경호처 지원본부 산하 김 모 부장이 실무자 테스트를 거쳐 박 전 처장에게 전자정보 삭제 취지의 보고를 올렸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과의 공모 관계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이 홍 전 차장의 연락두절과 소재불명을 기정사실화해 보안사고 명분을 제공했고 피고인은 이를 토대로 삭제를 승인했다"며 "김봉식·윤석열의 비화폰 전자정보를 삭제하고, 조 전 원장과 공모해 홍 전 차장의 비화폰 전자정보를 삭제해 내란 형사사건 증거를 인멸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통령경호처 업무를 총괄하고 조직 전체를 지휘·감독하는 지위에 있었다"며 "비상계엄을 둘러싼 실체적 진실 발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국가 형사사법권 행사에도 지장을 초래해 책임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에서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박 전 처장이 사용자 계정 삭제를 적극적으로 지시하거나 주도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과 약 30년간 경찰 및 경호 관련 공직 업무에 성실히 종사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email protected]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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