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만 원에 공장 넘겼지만…" 주러대사 "현대차·기아, 러시아 복귀 모색"
이석배 대사, 현지 매체 인터뷰…"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이 복귀의 가장 큰 조건"
매각 공장 '바이백 옵션' 올해 1월 만료됐으나, 최근 무더기 상표권 등록 이어가
빈자리 꿰찬 중국산 車 점유율 급증…분쟁 끝나도 구조적 난관 극복이 과제
[파이낸셜뉴스] 이석배 주러시아 한국대사가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러시아 시장에 여전히 큰 관심을 두고 있으며 재진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 중일 것이라고 밝혔다.
14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지 이즈베스티야 보도에 따르면 이 대사는 인터뷰를 통해 "내가 아는 한 현대차와 기아는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 여전히 매우 큰 관심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어떻게 복귀할 수 있을지 시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 대사는 러시아 복귀의 가장 큰 걸림돌이자 선제 조건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꼽았다. 그는 "분쟁 해결이 복귀를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이기에 전쟁 종결 전까지는 재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한국 자동차 업체들은 현지 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바탕으로 향후 대응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인 2022년 이전까지 현대차와 기아는 러시아 현지 브랜드 '라다'에 이어 판매량 2, 3위를 나란히 차지하며 국민차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개전 이후 부품 수급난에 시달리며 결국 철수를 결정했고, 2024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포함한 생산법인 지분 100%를 현지 업체(아트파이낸스)에 단돈 1만 루블(약 14만 원)에 매각했다.
당시 2년 내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옵션'을 달았으나, 현대차가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서 해당 옵션은 올해 1월 31일부로 만료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가 철수 외국 기업의 자산 재매입을 제한하는 법률까지 제정해 기존 생산시설을 다시 확보하기는 한층 까다로워졌다. 그럼에도 이즈베스티야는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달 러시아 특허청에 각각 10개, 9개의 상표를 등록하는 등 브랜드 권리 보호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우크라이나 분쟁이 종식되고 미국의 대러 제재가 해제되더라도 현대차와 기아가 예전과 같은 조건으로 진출하기는 험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철수한 서방 기업들의 빈자리를 중국 업체들이 완전히 장악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2년 19%에 불과했던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러시아 시장 점유율은 2024년 58%까지 치솟았다.
이즈베스티야는 "제재가 완화되더라도 한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러시아 시장의 근본적인 구조적 변화에 따른 많은 도전에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