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건물 730만동 에너지 정보 '한 지도'에… 건설연 데이터넷 구축
냉난방 민감도·주변 건물 그늘까지 건물별 분석 길 열려
[파이낸셜뉴스] 부처와 기관마다 따로 관리되던 전국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과 행정정보가 건물 한 동 단위로 묶인다. 연계 대상 17종 가운데 13종이 이미 결합됐고, 데이터끼리 맞아떨어진 비율은 평균 94.8%에 이른다. 결과물은 지도 기반 웹서비스로 시범 공개돼 건물부문 탄소중립 정책의 기초자료로 쓰일 전망이다.
15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설연)에 따르면 건설연 건축에너지연구본부 김덕우 팀장 연구팀은 전국 건축물 730만동을 아우르는 국가 단위 건물 데이터 연계 체계 '데이터넷(DataNet)'을 구축했다.
그동안 건물 관련 행정데이터는 국토부·행정안전부·교육부 등 여러 부처에 나뉘어 있었다. 이를 잇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주소였다. 도로명주소와 지번주소가 함께 쓰이는 데다 한 필지 위에 건물 여러 동이 들어선 곳이 흔해, 주소를 단순 대조하는 것만으로는 어떤 데이터가 어느 건물의 것인지 가려내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건축물대장을 기준점으로 삼고 3단계 매칭 기법을 고안했다. 먼저 주소코드로 곧바로 짝을 맞추고, 남은 데이터는 주소 문자열을 다듬어 다시 대조한 뒤, 마지막으로 필지와 건물의 구성 관계를 식별하는 방식이다. 아파트 단지나 캠퍼스처럼 한 부지에 여러 동이 얽힌 경우까지 걸러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렇게 묶인 정보는 에너지 사용량과 기상, 상권·상가, 업종 인허가, 공간정보부터 공동주택·교육·의료·문화시설 정보까지 폭넓다. 분야별로 보면 의료기관 정보 매칭률이 98.4%, 상가업소 정보가 96.7%로 높았고 기상관측과 개별공시지가는 100% 연결됐다. 반면 건물 외곽(Footprint) 정보는 79.3%에 그쳤다. 전체 레코드 기준 총매칭률은 98.2%다.
에너지 데이터는 별도의 정제 과정을 거쳤다. 가로등처럼 건물과 무관한 에너지는 빼고 이상치에는 꼬리표를 붙였다. 검침일에 맞춰 집계되는 월 사용량은 실제 달력상 한 달(1일∼말일)에 맞게 일할로 나눠 다시 계산했는데, 연구팀은 이를 '캘린더라이제이션'이라 부른다. 고지된 월 사용량을 난방·냉방·기본 사용량으로 쪼개 건물마다 소비성능을 따져볼 수 있게 한 점도 눈에 띈다.
분석 지표도 새로 만들었다. 건물 모양과 이웃 건물이 드리우는 그늘을 반영한 형상·음영지표를 개발했고, 바깥 기온에 따라 월 에너지사용량이 어떻게 오르내리는지 분석해 건물별 냉·난방 민감도와 운전 특성을 읽어낼 수 있게 했다. 월별·연간 자료만으로 전국 건물을 적은 비용으로 1차 선별하고, 정밀진단이 급한 건물을 먼저 찾아낼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성과물은 웹 시각화 시스템 '딥뷰'에서 시범 서비스되고 있다. 지도 위에서 냉난방·일조 성능이 기준에 못 미치는 건물을 찾아보거나 전국 에너지 성능 순위를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는 데이터통합관리 인프라에서 관리된다. 개인정보가 아닌 건물 단위 정보만 다루며, 중요 국가시설 같은 민감정보는 원천 단계에서부터 걸러냈다.
프로젝트에는 2023년 4월부터 전국 16개 기관, 연구진 130여명이 참여해 왔으며 올해 12월 마무리된다. 연구팀은 연말까지 아직 합치지 못한 데이터셋을 마저 통합하고 매칭 정확도를 끌어올리는 한편, 시설 유형별 에너지 성능 평가기법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박선규 건설연 원장은 "이번 연구는 흩어진 건물 데이터를 하나로 연결해 전국 건물의 에너지 성능을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데이터 기반의 건물 에너지 효율 개선과 탄소중립 정책 지원에 연구성과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정경수 기자




